2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손해보험업계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969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4% 늘었다. 보험업계의 실손보험 손실규모는 올해 또 다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더팩트 DB |
업계 "내년에도 20% 이상 보험료 올려야"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보험업계의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의 손실규모가 올해 또 다시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올해 초 단행된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만성적인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자 업계로부터 갱신보험료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나온다.
2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손해보험업계 실손보험 손실액은 1조9696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0.4% 늘었다. 손실액은 보험료 중 사업관리·운영비용을 제외한 위험보험료에서 보험금 지급액(발생손해액)을 뺀 금액이다.
9월 말까지 손해보험업계는 실손보험 가입자로부터 위험보험료 6조3576억 원을 받았으나 보험금으로 그보다 2조 원 가까이 더 많은 8조3273억 원을 지급했다. 통상 4분기 보험금 청구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2조6000억~2조7000억 원의 손실액을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2019년 2조4774억 원을 훌쩍 넘긴 수치다. 연말에 실손보험이 더 청구되고,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의료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면 올해 손실액이 더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불어 생명보험사 실손보험의 손실액을 합산하면 올해 실손보험 적자는 3조6000억 원까지 나올 수 있다는 예상도 따르고 있다.
세대별로 상품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보장이 후한 옛 실손보험 상품일수록 위험손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손해율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것으로, 보험료 수입 대비 나가는 보험금 비율을 뜻한다.
2009년 9월까지 팔린 1세대 실손보험의 올해 3분기까지 위험손해율은 140.7%로 나타났다. 2세대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그보다 낮으나 128.6%에 달한다. 3세대는 112.1%다.
보험업계는 경영상태 악화로 내년에 20% 이상 보험료를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보험료를 올렸음에도 실손보험 손실액이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 직면했기에 적자폭을 줄이려면 보험료 인상이 방법이라는 것이다.
손보업계는 올해 초에도 높은 손해율 등에 따라 상품별로 보험료를 인상한 바 있다. 지난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1세대 구(舊) 실손보험 인상률만 보면 삼성화재 19.6%, 현대해상 18.2%, KB손보 19.5%, DB손보 17.5% 등이다.
한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손실액 규모로는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상대적으로 보험금을 많이 타간 1세대 가입자에게 더 높은 인상률을 적용하는 게 그나마 형평성에 맞다고 본다. 추가 인상에 대한 의사를 금융당국 등에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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