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가 요청한 반도체 공급망 자료를 제출했다. /더팩트 DB |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 67곳 자료 제출…추가 자료 제출 가능성도
[더팩트|한예주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가 요청한 반도체 공급망 자료를 제출했다.
미국 정부가 당초 요구한 고객사 정보를 제외하고 전체 내역 대신 품귀 현상이 가장 심한 반도체 상위 10개 품목 관련 자료만 내는 등 최대한 민감한 정보를 빼고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시간으로 9일 오전 미 연방정부 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 67곳이 자료를 제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67개사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미국 상무부의 검토를 거쳐 사이트에 게시된 곳은 40곳이다.
앞서 상무부는 지난 9월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 해소를 위한 현황 파악 명목으로 반도체 제조 기업들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상무부는 반도체 재고와 주문, 판매, 고객사 정보 등 26개 항목의 구체적 설문을 제시해 업체들이 답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글로벌 제조사 가운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의 TSMC는 지난 5일 특정 고객 자료 등 기밀 정보를 빼고 자료를 제출했다. 파운드리 4위 업체 UMC와 반도체 패키징 테스트업체 ASE,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 글로벌웨이퍼스 등 대만의 다른 기업도 자료를 낸 상태다.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등 미국 업체도 자료를 제출했다.
삼성전자 역시 고객정보, 재고량 등 내용을 뺐고, 제출 자료 모두 기밀로 표시해 일반에 공개되지 않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도 고객정보 등 민감 내용은 제외했다. 재고량은 품목별 대신 산업별 현황 형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일단 큰 불은 껐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미국 정부가 반도체 병목현상을 규명하기 위해 취합한 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도 이날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자료가 충분치 않다면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만도 장관은 국방물자생산법(DPA)을 근거로 정보제출을 강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적도 있어 긴장감은 여전하다.
한편,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자료 제출 시한 하루 뒤인 9일 미국을 방문해 러몬도 장관과 면담할 예정이다. 미국의 반도체 업계 자료 제출 요구가 공급난 병목현상을 파악해 개선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양국의 장단기적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철강 관세 합의와 관련해 한국 기업의 대미 철강 수출에 피해가 없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