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등이 서울 서대문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총파업을 선포하고 있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제공 |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15일 총파업 결의 대회
[더팩트│황원영 기자] 가맹점 수수료율 개편안을 놓고 극심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양대 금융노조가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요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카드결제 셧다운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라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는 서울 서대문 사무금융노조 회의실에서 카드노동자 총파업을 선포했다.
이들은 금융당국과 정치권에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를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는 금융당국이 카드사 자금조달 비용, 위험관리비용, 일반관리비용, 밴(VAN) 수수료, 마케팅 비용 등 원가 분석을 기초로 산정한 비용이다. 새로 산정한 적격비용으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력을 산정하면, 이듬해부터 변경된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구조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2012년에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에 따라 3년마다 이뤄진다.
문제는 지난 12년간 꾸준히 수수료율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007년부터 2019년까지 13차례에 걸쳐 인하됐다. 2007년에 4.5%였던 일반가맹점 수수료율은 현재 1.97~2.04%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우대가맹점 범위를 5억 원 이하에서 30억 원 이하로 넓히면서 전체 가맹점 가운데 96%가 원가 이하 수수료율을 적용받게 됐다.
노조는 부가가치 세액공제제도를 감안하면 영세·중소자영업자 약 92%의 실질적 카드수수료율 부담이 0%인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지난 12년간 13회에 걸친 금융위원회(금융위)와 정치권의 일방적인 가맹점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영업점 축소, 영업활동 위축, 카드모집인 감소 등 생존권을 위협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빅테크와 차별대우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노조는 "빅테크 기업은 카드사와 달리 금융당국의 제한을 받지 않아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반면 카드산업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빅테크 기업이 일방적으로 책정한 수수료는 아무런 제지 없이 영세중소자영업자들의 부담을 급증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오는 15일 금융위가 있는 서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300명 이상 카드사 노조원들이 참여해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금융위가 카드 가맹점 수수료를 재차 인하할 경우 총파업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파업 수준에 따라 전화상담, 카드결제 등의 서비스도 중단한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노조는 "모든 카드 가맹점수수료는 정부와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 표심을 얻기 위한 도구로 악용됐다"며 "카드산업을 왜곡한 제도를 폐지하고, 동일기능·동일규제의 원칙을 확립하며,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를 위해 강고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won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