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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 첫 전용 전기차 'GV60' 타보니…오락실 생각이 나네(영상)
입력: 2021.11.07 00:00 / 수정: 2021.11.07 00:43
제네시스는 지난 4일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GV60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서재근 기자
제네시스는 지난 4일 브랜드 첫 전용 전기차 'GV60'의 미디어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서재근 기자

GV60, 안면·지문 인식 '편리함'에 운전 재미를 더하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현대차)의 '아이오닉 5', 기아 'EV6'에 이어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첫 전용 전기차 'GV60'를 출시했다.

지난 4일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 야외주차장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GV60와 처음으로 대면했다. '럭셔리' 또는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출시 전 마지막 리허설 무대 분위기는 기존 현대차그룹의 여느 신차때와 사뭇 달랐다.

회사 관계자들의 움직임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했는데, 얼굴로 차량을 잠금·해제할 수 있는 '페이스 커넥트' 기능을 시연하기 위한 생체정보 등록 과정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은 꽤 간단했다.

먼저 차량의 시동을 켠 상태로 설정 모드에서 지문 등록을 선택, 센터콘솔 앞부분에 있는 지문 버튼에 손가락을 붙였다 뗐다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된다. 스마트폰 잠금·해제 때 지문을 등록하는 과정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쉬울 듯하다. 지문등록과 함께 비밀번호 입력까지 마치면 이제 탑승자의 손가락은 가장 안전한 키가 된다.

안면 인식 방법도 간편하다. 지문 등록과 마찬가지로 설정 모드에서 '얼굴 인식'을 선택한 후에 차에서 내리고, 음성 안내에 따라 2열 B필러 쪽에 배치된 카메라를 쳐다보면 된다.

GV60에는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일체형으로 연결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서재근 기자
GV60에는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이 일체형으로 연결된 파노라믹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서재근 기자

차 문을 열고 시동을 거는 방식 또한 단순하다. 운전석 손잡이에 있는 버튼을 누르고 카메라를 쳐다보면 차 문이 열린다. 운전석에 앉은 후에도 특별한 과정은 없다. 지문 버튼에 등록한 손가락을 대면, 계기반(클러스터)에 '인증되었습니다. 시동을 걸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이후 브레이크 페달과 함께 시동 버튼을 누르면 GV60와 달릴 준비는 끝이다.

GV60의 외관을 살펴보면,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와 날개모양의 엠블럼 등 제네시스를 상징하는 패밀리룩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적용됐다. /서재근 기자
GV60의 외관을 살펴보면,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와 날개모양의 엠블럼 등 '제네시스'를 상징하는 패밀리룩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적용됐다. /서재근 기자

주행에 앞서 디자인 부분을 살펴보면,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와 날개모양의 엠블럼 등 '제네시스'를 상징하는 요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다만, 이 몇 가지 요소를 제외하고 차량을 다시 쳐다보면 오히려 '제네시스' 보다 '현대차'나 '기아'에 더 어울리는 것 아닌가 싶다. 특히, 뒤태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가 떠올랐다.

공간 활용성은 '아이오닉 5'와 'EV6'의 그것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제원상 차체 크기를 살펴보더라도 GV60의 전장(길이)은 4515mm, 전폭과 전고(높이)는 각각 1890mm, 1580mm로 전폭을 제외하면 전장, 높이, 축간거리 등은 오히려 미세하게 더 수치가 작다.

GV60에 적용된 동그란 공 모양의 크리스탈스피어는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는 무드등 역할을 하지만, 시동이 걸리면 180도 회전을 하면서 회전식 변속기 형태로 변신한다. /서재근 기자
GV60에 적용된 동그란 공 모양의 '크리스탈스피어'는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는 무드등 역할을 하지만, 시동이 걸리면 180도 회전을 하면서 회전식 변속기 형태로 변신한다. /서재근 기자

GV60의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 때 한 가지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GV60에는 동그란 공 모양의 변속기 '크리스탈스피어'가 적용됐다. 투명한 수정구슬을 연상하게 하는 색다른 디자인 요소는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는 무드등 역할을 하지만, 시동이 걸리면 180도 회전을 하면서 회전식 변속기 형태로 변신한다.

마치 어린 시절 로봇 만화에서 주인공이 버튼을 누르면 화려하고 현란한 움직임으로 세팅되는 조작계를 떠올리게 한다.

GV60는 디지털 클러스터를 통해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화면을 볼 수 있다. /서재근 기자
GV60는 디지털 클러스터를 통해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화면을 볼 수 있다. /서재근 기자

주행 과정에서도 제네시스의 색다른 실험은 계속된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특징은 디지털 클러스터 중앙에 나타나는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화면이다. 이미 AR 내비게이션은 앞서 출시된 신차들에 적용된 바 있지만, 큼지막한 화면이 계기반 안으로 들어오면서 각종 주행 정보가 시각적으로 한층 더 정확하게 전달되는 느낌을 받는다.

또 한 가지.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에 이어 력서리 브랜드 제네시스에도 '필살기(?)'를 집어넣었다. 바로 순간적으로 최대 출력을 증대시키는 '부스트 모드'다. 주행 중 스티어링 휠에 있는 부스트 모드 버튼을 누르면, 10초간 최대 합산 출력이 360kW까지 증대되고 4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강력한 주행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10초라는 시간이 짧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생각보다 가속력이 뛰어나다. 시속 120km 이상 고속 주행에서 부스트 모드를 활성화하면 예상했던 것보다 '아찔함'이 더하다. 스스로 운전이 미숙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시속 70~80km 정도에서 여러 차례 먼저 체험해볼 것을 추천한다.

브스트 모드를 활성화하면, 10초 동안 최대 합산 출력이 360kW까지 증대된다. 시각적으로는 붉은 불빛이 클러스터를 감싸도록 디자인해 역동적인 느낌을 살린다. /서재근 기자
브스트 모드를 활성화하면, 10초 동안 최대 합산 출력이 360kW까지 증대된다. 시각적으로는 붉은 불빛이 클러스터를 감싸도록 디자인해 역동적인 느낌을 살린다. /서재근 기자

주행 감성 부분 역시 인상적이다. 일반 주행모드에서도 부스트 버튼을 누르면 스포츠 모드 때와 마찬가지로 시트가 몸 체형에 맞게 조여지고, 마치 'Warning(경고)' 메시지가 나올 법한 붉은 불빛이 계기반 디스플레이 전체를 감싸지는 순간 어린 시절 오락실에서 즐겼던 레이싱 게임이 떠올랐다.

앞서 출시된 '벨로스터 N', '아반떼 N'에 적용된 'N 그린 쉬프트(NGS)' 기능과 비슷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NGS 시스템이 엔진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해 재사용까지 3분이란 시간이 필요했던 것과 달리 GV60의 '부스트 모드'는 10초 사용 후에 바로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주행 거리를 살펴보면, 이날 하남에서 가평까지 왕복 70㎞ 구간을 달렸다. 출발 때 계기반에 나타난 주행가능 거리는 318km(배터리 잔량 90), 도착 때는 260km(73%)였다. 회사 측이 밝힌 GV70 퍼포먼스 모델의 1회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는 368km다.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경우 사각지대를 줄여주지만, 운전자 성향에 따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서재근 기자
디지털 사이드미러의 경우 사각지대를 줄여주지만, 운전자 성향에 따라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서재근 기자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디지털 사이드미러'다. '아이오닉 5'에 먼저 적용된 바 있는 디지털 사이드미러는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사이드미러 자리에 설치된 외부카메라가 실시간으로 촬영한 정보를 1열 좌우 양 끝에 있는 작은 디스플레이를 통해 제공하는 형태다. 사각지대를 없애 사고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새로운 기능이 오히려 낯선 불편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

GV60의 판매 가격은 △스탠다드 후륜 모델 5990만 원 △스탠다드 사륜 모델 6459만 원(19인치 기준) △퍼포먼스 모델 6975만 원이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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