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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한국 경제에 '삼중고' 안겨
입력: 2021.11.02 14:59 / 수정: 2021.11.02 15:15
원유와 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우리 경제에 삼중고를 안겨주고 있다.사진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원유와 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우리 경제에 '삼중고'를 안겨주고 있다.사진은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고물가,기업 수익성 하락,무역수지 악화

[더팩트 | 박희준 기자] 원유와 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우리 경제에 '삼중고'를 안겨주고 있다. △고물가에 △기업수익성 하락, △무역수지 악화가 그것이다. 국제 원유가격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4월 저점을 찍은 후 경제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급등하면서 전 세계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고 있다.

더욱이 금을 제외한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가격과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선물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한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품목 성질별 등락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사진=통계청
품목 성질별 등락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사진=통계청

우선 한국경제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물가상승이다. 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상승했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를 나타낸 것은 2012년 2월(3.0%)이 마지막이었다. 연간 물가관리목표 2% 달성은 물건너갔고 3%를 넘길 것이라는 말이 나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공업제품의 1.40%포인트로 가장 컸다. 공업제품은 1년 전보다 4.3% 상승해 2012년 2월(4.7%)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석유류 제품 상승률이 27.3%로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았다. 휘발유(26.5%)와 경유(30.7%),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 27.2%)가 모두 상승하면서 공업제품 물가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이는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물 가격은 1일(현지시각) 전거래일보다 0.6%(48센트) 상승한 배럴당 84.05달러에 마감했다.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전거래일에 비해 1.03%(86센트) 상승한 배럴당 84.58달러에 거래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싱크탱크인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WTI는 지난해 4월 배럴당 15.06달러에서 올해 9월에는 배럴당 75.03달러로, 두바이유는 20.82달러에서 75.90달러로, 브렌트유는 20.66달러에서 78.77달러로 치솟았다.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9월 월평균 배럴당 81.6달러로 1년 전에 비해 무려 100.7% 상승했다. 각종 석유제품의 원료로 쓰이고 있는 원유 가격 상승으로 공급사슬을 통해 석유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등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수입이 크게 늘면서 무역수지 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원유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82.9%, 전달 대비 12.6% 증가한 64억 86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석유제품과 가스, 석탄을 모두 합한 에너지 자원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113.9%, 전달 대비 8.3% 늘어난 132억3300만 달러로 집계됐다.원유가격과 연동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액은 146.2% 늘었다. 유연탄 수입액도 83.6% 치솟았다.

주요 에너지자원 수입추이와 도입단가,물량.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주요 에너지자원 수입추이와 도입단가,물량.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 수입 증가는 무역수지 흑자 감소에 크게 기여했다.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4% 증가한 555억5000만 달러, 수입액은 37.8% 증가한 538억 6000만 달러, 수출입차인 무역수지는 지난해 같은 달(57억 2500만 달러)에 비해 무려 70.5% 감소한 16억 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은 기업 수익성도 크게 악화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지난 1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업이익률이 연간 1.8% 포인트 하락하는 반면, 소비자물가는 연간 1.6% 포인트의 상승압력을 받는 등 기업채산성과 거시경제에 부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경연이 기업들이 원재료 수입물가 상승분의 절반을 제품판매 가격에 반영하고, 나머지 절반은 자체 흡수한다는 가정 아래 국제 원자재가 상승이 기업채산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비금융업 전체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율은 코로나19 이전인 5년(2015~2019년)간 평균 5.2%였는데,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이 3.4%로 이전보다 연간 1.8% 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 매출액 영업이익율 하락폭은 대기업이 2.0%포인트, 중소기업이 1.5%포인트로 대기업이 더 컸다.

소비자물가는 1.6% 포인트의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중 1.0% 포인트는 대기업, 0.6% 포인트는 중소기업이 수입원재료 가격상승을 원가에 반영함에 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국제유가와 곡물가격이 계속 뛰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유가는 이미 배럴당 84달러선까지 올랐다.수요증가 속에 공급증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유가에 상승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최대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런 점을 감안해 지난 9월 국제유가 6개월 안에 내 1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가 내년 6월 말까지 12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을 상향했다.

이뿐이 아니다. 밀과 옥수수,콩 등 각종 농산물도 수요 증가와 공급차질 등 강한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기획재정부 제공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기획재정부 제공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우리나라도 에너지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병목현상 등 외부요인에 따른 상방압력이 상존하는 가운데 방역체계 개편에 따른 수요증대 가능성도 있는 만큼 더욱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국내외 물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편승인상이나 과도한 기대인플레이션 심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선제적으로 필요한 조치를 지속해서 강구해 나가겠다"면서 "서민 체감도가 높은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물가 부담을완화시키기 위한 대책 이행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11~12월 가스요금을 포함한 공공요금 동결,비철금속 할인방출 등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업계부담 완화, 가공식품 가격 편승인상 방지 등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하루전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국내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기업들의 제품가격을 규제할 경우 기업채산성 악화로 영업잉여의 감소 등 경제성장에 부정이 영향을 초래할 것인 만큼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가격규제 등 인위적 물가억제책 대신 가격급등 원자재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 등 국제원자재의 안정적 수급 지원을 통해 경제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jacklondo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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