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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줄다리기만 1년…코스트코, 26년 만에 파업 위기 맞나
입력: 2021.10.22 16:17 / 수정: 2021.10.22 16:17
회사 측과 근무환경 개선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인 코스트코 노조가 25일까지 쟁의행위에 대한 전체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다. /이민주 기자
회사 측과 근무환경 개선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인 코스트코 노조가 25일까지 쟁의행위에 대한 전체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다. /이민주 기자

노조 "사원 존중 실종"…25일까지 쟁의행위 투표 진행 

[더팩트|이민주 기자] 코스트코가 한국 시장 진출 26년 만에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근무환경 개선 문제를 두고 1년여간 협상을 벌였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코스트코지회(코스트코 노조)가 '더 이상의 교섭은 의미 없다'며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회사 측이 막바지 협상 타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 노조는 이날부터 25일까지 쟁의행위에 대한 전체 조합원 투표를 진행한다.

코스트코 노조에 따르면 노사는 지난 1년여간 23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양측 간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노조 측의 요구사항은 △유급병가제도 개선 △성과급 차별지급 시정 △자유로운 연차사용보장 △25시간 단시간 근로위험이 있는 파트타임 사원의 FT(풀타임)전환 △노동조합 활동보장 등이다.

코스트코 노조는 "코스트코에는 사원존중이 실종됐다. 산재를 승인받지 못하면 일하다가 다치거나 아파도 맘 놓고 쉬지 못하기 때문에 아픈 걸 참고 일하는 것이 일상"이라며 "또 관리직군들에게 연장, 야간수당을 체불해오다가 노조 설립 후 3년 치 수당을 정산·지급했으며, 연차마저 회사와 협의하고 쓰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에 태도에 더 이상의 교섭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며 "한국 땅에서 4조 원이 넘는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작년에만 2300억 원의 배당을 뽑아가고 있는 코스트코가 한국 노동자들에 대한 존중 없이 한국의 법을 무시하며 운영해왔는지를 알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스트코 노조가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지난 5월에도 사측이 불법부당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거리로 나선 바 있다.

이들은 코스트코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법에서 규정한 복지조차 무시한 채 벌금을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스트코 노조는 지난 5월 광명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스트코의 불법부당행위를 폭로했다. /이민주 기자
코스트코 노조는 지난 5월 광명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스트코의 불법부당행위를 폭로했다. /이민주 기자

당시 노조는 코스트코가 영유아보육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어린이집을 설치하지 않고, 관리자에 지급해야 할 법정가산임금 수백억 원(추산)을 체불했다고 밝혔다. 유아보육법 시행령 제20조에서는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장에 어린이집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이에 따라 광명점과 양재점에 어린이집 설치를 해야 하지만, 지난 7년간 10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내면서 어린이집 설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안효진 코스트코 광명점 직원은 "코스트코는 직장어린이집을 건립하지 않고 벌금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유로는 공간 부족을 꼽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현재 광명점 옆 부지에 대규모의 주차장을 짓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경 분회장(양재점 소속)도 "물도 마시지 못하고 화장실 한번 가지 못하고 3시간 이상 근무를 할 때가 많다. 때문에 방광에 문제가 생겨 병원에 다니는 직원들도 심심찮게 있다"며 "기본적인 인간 대접은 받아가면서 노동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앞서 코스트코 직원들은 지난해 8월 노동조합을 첫 결성했다. 이는 코스트코가 한국에 진출한 지 25년 만이다. 노조가 최초로 폭로했던 사측의 부당행위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방문 사실 은폐'다.

코스트코 노조는 지난해 12월 코스트코가 매장에 확진자가 방문해도 이를 알리지 않고 직원 중 접촉자나 확진자가 나와도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코로나19 안전조치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업계에서는 코스트코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창고형 할인점 업계 1위'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998년 한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업계 1위를 지켜 온 코스트코는 지난해 회계연도(2019년 9월 1일~2020년 8월 31일) 기준 4조522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하는 유통업은 노조원이 곧 고객을 응대하는 직원이다. 직원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쟁의행위는 사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며 "코로나 여파에 더해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비롯해 국내 유통사들이 창고형 할인점 시장 진출에 속도를 높이는 상황 속에서 파업 리스크까지 더해진다면, 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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