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규모가 2조 원에 달하는 SK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지난 1일 마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20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증거금을 기록했다. 사진은 SK리츠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소재 SK서린빌딩 전경. /더팩트 DB |
공모주 차익·3분기 말 배당 예상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자산 규모만 2조 원에 달하는 SK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지난 1일 마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20조 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증거금을 기록했다. SK리츠가 '역대급' 공모 흥행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별 배당 주식 수와 수익률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한 SK리츠 일반공모주 청약에 19조2556억 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지난 2019년 12월 상장한 NH프라임리츠(7조7499억 원)의 기록을 넘어서며 종전 공모 리츠의 최대 증거금 기록을 깼다. SK리츠의 청약 경쟁률은 522대 1로, 역대 가장 높았던 NH프라임리츠(318대 1) 경쟁률을 크게 앞섰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업무용 빌딩 등 부동산에 투자한 뒤 여기서 나온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금융투자 상품이다. 공모리츠는 주식처럼 증시에 상장해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것은 물론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SK리츠가 거둔 흥행은 최근 부동산 시장이 급등하고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초자산이 부동산이기 때문에 증시 변동성이 큰 상황에도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주식처럼 사고 팔기에 추가적인 차익까지 노릴 수 있게된다. 아울러 SK리츠가 업계 최초로 분기 배당을 실시한 공모 리츠라는 점도 추가적인 흥행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SK리츠는 균등배정 없이 청약주식수에 따라 배분하는 비례배정으로 공모가 진행됐다. SK리츠의 공모가는 주당 5000원이며 총 공모주식수는 총 4650만 주였다. 이 중 30%인 1395만 주가 일반 투자자 몫으로 배정됐다.
공모를 진행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SK증권 모두 경쟁률이 500대 1을 넘어서면서 1주를 받기 위한 필요금액은 140만 원대를 기록했다. 삼성증권과 함께 배정 주식 수가 가장 많은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1주를 받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145만3000원이었다.
예상을 웃도는 경쟁률이 나타난 탓에 이번 공모 청약에서 단 한 주도 받지 못하는 빈손 청약자들도 속출했을 것으로 보인다. 1억 원을 증거금으로 넣어 4만 주를 청약한 투자자는 72~73주 정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리츠는 SK에너지의 116개 주유소를 자(子)리츠인 클린에너지리츠를 통해 보유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라면 상장일 공모가를 상회할 시 일차적인 수혜를 얻을 전망이다. 일반 공모에서 기록적인 결과를 나타냄에 따라 상장일 주가에 대한 예상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다음으론 배당을 통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SK리츠의 연간 예상 배당수익률은 5.45%며 이는 분기마다 1.36%의 배당이 나온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1% 안팎이므로 이보다 높은 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
SK리츠는 리츠 최초로 분기배당을 시행하며 당장 오는 3분기 말부터 배당수익을 얻을 전망이다. 공모주 투자자들이 주식을 보유한다면 한 달도 지나지 않아 1% 이상의 배당 수익을 가져가게 된다.
아울러 SK리츠는 향후 편입자산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SK리츠는 그룹 내 우량 자산에 대한 우선매수협상권을 보유 중이다. SK텔레콤 사옥(SKT타워)을 비롯해 SK하이닉스 사옥(SKU타워), SK플래닛 사옥 등의 우선매수협상권을 모두 실행할 경우 오는 2024년까지 편입 부동산 자산은 4조 원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은 보유 부동산을 적극 유동화해 신사업과 ESG에 투자하기 위해 그룹 내 랜드마크 자산을 SK리츠로 모으고 있다"라며 "자산 추가 편입으로 인한 외부 성장 기대감은 주가에 좋은 흐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