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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에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던 윤석금과 서정진, 스스로 깬 원칙?
입력: 2021.08.31 00:00 / 수정: 2021.08.31 10:29
윤석금(왼쪽) 웅진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은 2세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최근 이러한 원칙이 훼손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팩트 DB
윤석금(왼쪽) 웅진그룹 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은 2세에게 회사 경영을 맡기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최근 이러한 원칙이 훼손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팩트 DB

공통점 많은 자수성가 창업주 윤석금과 서정진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오너가 잘된 것은 직원들이 노력한 결과인데 주변 친인척들이 혜택을 보는 것을 잘못"이라며 "자식이기 때문에 기업을 물려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금 회장은 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자식을 포함한 친인척을 경영에 참여시키지 않았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은 은퇴를 앞두고 "경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넘기고 아들에게는 이사회 의장을 맡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유와 경영 분리 원칙을 내세우며 "2세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고 강조해 왔다.

윤석금 회장과 서정진 명예회장은 이러한 소신으로 재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두 경영인은 자수성가형이라는 등 비슷한 점이 많다. 부모로부터 돈을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업을 일궜다. 두 사람은 긍정적 사고와 강한 도전정신을 갖췄다고 평가를 받고 있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성공했다는 점도 같다. 윤석금 회장의 웅진그룹은 한때 재계 순위 30위권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셀트리온그룹의 재계 순위는 지난해 45위에서 올해 24위에 랭크됐다.

다만 그룹 경영권 승계 기조가 변질하는 모습까지 닮아 있어 눈길을 끈다. 윤석금 회장은 자식에게 기업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일찌감치 지분 승계를 마쳤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석금 회장의 장남 윤형덕 웅진투투럽 대표이사와 차남 윤새봄 놀이의발견 대표이사는 6월 30일 기준으로 각각 웅진 지분 12.88%, 16.30%를 보유하고 있다. 윤석금 회장은 지분이 없다.

윤새봄 대표는 지난해 5월 웅진 주식을 대거 매입하면서 형인 윤형덕 대표를 앞질렀다. 이에 따라 웅진그룹의 후계구도가 윤새봄 대표에게 기울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웅진그룹은 후계구도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윤형덕 대표와 윤새봄 대표가 서로 다른 계열사에서 경영권 승계를 놓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금 회장은 후계구도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지 않지만 두 아들 중 한 명에게 그룹을 맡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사재가 없던 윤석금 회장을 대신해, 두 아들인 윤형덕·윤새봄 대표가 어렸을 때 증여 받은 주식 등을 매각해 아버지 대신 채무변제를 위한 사재를 출연했다"며 "법원의 관리와 채권당 동의하에 3자배정 유상증자로 진행됐으며, 이 과정에서 ㈜웅진의 대주주로 올라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인 기업의 경영승계와는 결이 다르다"고 덧붙였다.

서정진 명예회장도 경영과 소유의 분리 원칙을 깼다는 지적을 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서정진 명예회장은 지난 3월 공식 은퇴를 선언하면서 셀트리온그룹 상장 계열사 3곳(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과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등의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이후 서정진 명예회장의 빈자리는 두 아들이 차지했다.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사내이사에 올랐다. 이보다 앞서 서진석 수석부사장은 셀트리온 등기임원으로 선임돼 이사회에서 의장을 맡았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지난 3월 모든 계열사의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았지만 그 자리에는 서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 차지했다. /더팩트 DB
서정진 명예회장은 지난 3월 모든 계열사의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았지만 그 자리에는 서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 차지했다. /더팩트 DB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헬스케어 이사도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 사내이사 자리에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비상장 지주사다.

국내 기업 실정상 이사회 의장 위치가 경영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경영과 소유의 분리 원칙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다만 서정진 명예회장은 아직 두 아들에게 지분 승계하지 않고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정진 명예회장은 올해 5월 기준으로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분 95.51%,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지분 100%, 셀트리온스킨큐어의 지분 70.23%를 가진 최대주주다.

서정진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 지분을 들고 있지 않지만 향후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의 합병 과정에서 지분 승계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셀트리온홀딩스는 지난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를 합병한다고 26일 공시했다. 상장 3사 합병을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이후 상장 3사를 합병하는 절차를 추진한다. 합병 후 서정진 명예회장의 지분 흐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셀트리온은 소유와 경영 분리에 원칙은 유지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 중이고 서정진 명예회장의 두 아들은 이사회 보드 멤버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경영인과 이사회 의장의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소유와 경영 분리 시스템은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금 회장과 서정진 명예회장은 "2세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스스로 이러한 원칙을 깨는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2세들이 계열사 대표를 맡고 이사회를 장악한 것은 오너의 아들이었기에 가능하기 때문이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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