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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출소 후 보름…통 큰 투자 결단 나왔지만 현장 경영은 아직
입력: 2021.08.27 00:00 / 수정: 2021.08.27 00:0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 현장 경영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가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이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는 모습. /이동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 현장 경영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사진은 지난 13일 가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이 서울구치소를 빠져나오는 모습. /이동률 기자

현장 경영은 신중…외부 행보는 재판 출석·빈소 조문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지 보름이 지났다. 그사이 빠르게 투자 계획을 조율한 이재용 부회장은 3년간 240조 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 명을 직접 고용하는 역대 최대 투자·고용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현장 경영은 전무한 상황이다. 외부 행보로는 부당합병 관련 재판 출석과 고(故) 고계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총장 빈소 방문이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이후 잇따라 관계사 경영진과 회동하며 현안 파악 및 미래 전략 구상에 주력했다. 특히 207일 구속수감된 기간 동안 의사 결정이 미뤄진 투자와 관련해 광복절 연휴 및 주말까지 반납한 채 릴레이 회의를 가지며 구체적 방안 마련을 속도감 있게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단일 기업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안이 출소 11일 만에 나온 것도 발 빠른 대응의 결과물로 해석된다. 앞서 2018년 투자 계획의 경우 국정농단 재판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지 6개월여 만에 발표된 바 있다.

삼성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 경제·사회가 맞닥뜨리게 될 여러 과제에 대비해 향후 3년간 240조 원(국내 180조 원)을 신규 투자하고, 4만 명을 직접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한국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반도체 산업의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적 경쟁력이 된 바이오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집중 육성한다. 또 고용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기 위해 직접 고용과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안을 마련하는 등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기업의 역할'을 제시했다.

재계는 투자·고용 계획 발표를 계기로 이재용 부회장의 발걸음이 더욱더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발표가 국민적 기대를 받는 '경제 활성화' 대책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도 활발한 활동이 예상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직접 주요 사업장 곳곳을 점검하는 등 현장 경영을 활발히 펼치는 기업인으로 유명하다.

이재용 부회장은 가석방 후 부당합병 의혹 관련 재판에 두 차례 출석했다. /이동률 기자
이재용 부회장은 가석방 후 부당합병 의혹 관련 재판에 두 차례 출석했다. /이동률 기자

하지만 현장 경영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신중 모드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실제로 출소 후 보름 동안 알려진 공식 경영 일정이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바이오 관련 사업장을 찾을 것이란 관측만 제기됐을 뿐 외부로 노출되지 않았다. 일은 하되, 공개적 활동엔 신중한 '정중동' 행보를 보인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정중동' 행보는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취업 제한 문제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무보수·비상근 상태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취업 제한의 범위 내에 있다"고 말하는 등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활동을 펼치는 데 문제 없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반대하는 이들에 대한 주장도 고려해 당분한 '정중동' 행보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사법 리스크도 운신의 폭을 줄이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부당합병, 프로포폴 투약 의혹과 관련한 재판 등 매주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재계는 사법 리스크로 인해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활동에 전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투자·고용안이 발표된 만큼 경영 시계는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취업 제한 등 좋지 않은 여건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경영 보폭을 넓힐지 주목되는 상황"이라며 "매주 재판을 받아야 하는 건 심리적으로 상당히 부담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건 총 세 차례였다. 부당합병 의혹 관련 재판 출석과 같이 의무가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외부 행보는 빈소 방문이 전부다. 이재용 부회장은 전날(25일) 재판을 마친 뒤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고계현 사무총장의 빈소를 찾았다. 그동안 대외 활동을 자제해왔지만, 삼성의 준법경영 정착에 힘쓴 고인을 진심으로 애도하고자 수행원 없이 홀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기렸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이 추석 연휴를 활용해 해외 출장에 나설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명절 연휴 때마다 해외 출장을 떠나 사업장을 점검하고 현지 직원들을 격려해왔다. 올해 추석에도 해외 출장을 계획할 경우 법무부 신고 절차에 따라 동선이 외부로 미리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기밀이 세상에 공개될 가능성을 우려, 반도체·바이오 투자 등 미리 알려진 사업적 범위 안에서 출장지를 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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