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백신보험 불완전판매 주의[더팩트│황원영 기자] "백신 접종 예약일이 다가오는데 부작용이 너무 무섭습니다. 찾아보니 백신보험이 있던데 들어둬야 할까요?"
"백신보험 무료로 가입해준다기에 가입했습니다. 백신보험이 다양하게 있던데, 들어놓으니 그나마 안심입니다."
지난 9일부터 18~49세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시작됐다. 하지만,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을 겪거나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일부 젊은층은 접종을 망설이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백신보험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2일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코로나19 백신 관련 상품에 대한 질문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SK텔레콤, 토스, 페이북, 티맵 등 주요 플랫폼이 백신보험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이면서 가입자가 더욱 늘어나는 추세다. 일부 은행이나 보험사는 자체적으로 무료 가입 행사를 벌이고 있다.
소비자들은 "공짜인데 밑져야 본전이라 가입했다", "은행 앱 들어갔더니 무료 보험이 있었다", "토스로 알림톡을 설명하면 무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며 백신보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기준 백신보험 계약 체결 건수는 20만건이다. 이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13곳에 이른다. 올 6월 삼성화재의 배타적사용권이 종료되면서 보험사들이 경쟁적으로 상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이달부터 일반 국민으로 접종 대상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백신보험 가입자는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금융당국은 백신보험에 대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해당 보험은 아나필락시스로 진단받을 경우에만 보장된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란 외부자극에 의해 급격하게 진행되는 중증 알레르기 반응으로 약제, 음식물, 곤충, 꽃가루 등 알레르기 유발물질에 의해 나타난다. 주로 가려움증, 두드러기, 부종, 기절, 호흡곤란 등이 나타나는데 백신 접종으로 인한 쇼크로 인정된 확률은 0.0006%에 불과하다.
백신보험이라고 불리는 것과 달리 백신 부작용으로 보고되고 있는 근육통, 두통, 혈전 등에 대해서 보장하지 않는다. 백신보험, 무료 보험 등을 강조한 탓에 소비자들이 정확한 이해 없이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무료보험 이벤트로 수집한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보험사 또는 제휴업체가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백신보험은 보험사별로 아나필락시스 쇼크 보장에 대한 보험금 지급조건, 지급 횟수, 지급금액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한편 18∼49세 연령층의 사전예약 10부제는 19일로 일단락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0일 오후 0시 기준 접종 예약률은 61.3%로 정부의 예상 예약률인 7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음 달 중순까지 추가 예약의 기회가 있는 만큼 정부는 예약률과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려 추석 연휴 전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에 1차 접종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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