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벨기에 서부 이프르에서 열린 '2021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시즌 여덟 번째 대회인 벨기에 랠리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동시에 차지했다. '2021 월드랠리챔피언십' 8차 대회 벨기에 랠리에서 현대차 'i20 Coupe WRC' 랠리카가 주행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
현대차 월드랠리팀, 2021 WRC 벨기에 랠리 우승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 회장의 스포츠 후원 및 육성 프로젝트가 또 한 번 글로벌 무대에서 새로운 역사를 썼다.
'정의선 체제' 전환 이후 양궁은 물론 축구와 골프에 이르기까지 스포츠 지원 영역과 규모를 넓히며 고객과 소통 강화,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팔을 걷어붙인 현대차가 이번에는 핵심 지원 분야로 꼽히는 모터스포츠에서 의미 있는 결실을 거뒀다.
16일 현대차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벨기에 서부 이프르에서 열린 '2021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시즌 여덟 번째 대회인 벨기에 랠리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동시에 차지하며 더블 포디움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현대 월드랠리팀은 이번 대회에 티에리 누빌과 크레이그 브린, 오트 타낙 등 3명의 선수가 'i20 Coupe WRC' 경주차로 출전했다.
벨기에 랠리는 올해 두 번째 타막(포장도로 조건) 대회로 20개의 스테이지, 총 310.92km 구간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특히, 벨기에는 올해 WRC 일정에 최초로 포함되며 WRC를 개최한 35번째 국가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WRC가 처음 열리는 국가인 만큼 출전 선수 대부분은 과거 주행 데이터가 없어 랠리카의 성능을 바탕으로 대등한 조건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다.
벨기에에서 열린 '2021 월드랠리챔피언십' 8차 대회에서 현대팀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 선수와 코드라이버 마틴 비데거 선수가 우승을 확정 짓고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현대팀 선수들은 대회 첫째 날 7개의 스테이지 모두 기록지 최상단에 이름을 번갈아 올리며 i20 Coupe WRC의 우수한 성능을 뽐냈다. 특히, 누빌은 세 번째 스테이지부터 일곱 번째 스테이지를 연달아 우승하면서 단숨에 선두에 올랐고, 브린과 타낙이 그 뒤를 이어 나란히 1~3위에 올라 선두권 그룹을 형성했다.
선두에 오른 티에리 누빌은 경기 중 단 한차례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주행으로 팀 동료 크레이그 브린을 30.7초 차이로 앞서면서 현대팀에게 두 번째 우승컵을 선물했다. 특히, 누빌 선수는 자신의 고국인 벨기에 홈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시즌 첫 승을 거둬 각별한 의미를 더했다. 3위는 도요타의 칼리 로반페라 선수가 차지했다.
현대팀은 올 시즌 경주차의 강력한 성능에 힘입어 대부분의 대회 일정 초반 압도적인 기록을 보여줬지만, 반복되는 중·후반 불의의 사고로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벨기에 랠리에서는 좁고 곳곳이 팬 포장도로 컨디션에 맞춰 i20 Coupe WRC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이끌어내며 원투 피니시와 함께 올 시즌 최고 성적을 거뒀다.
현대차의 노력의 결실과 성과는 지난 2019년 WRC 종합 챔피언을 차지한 것을 기점으로 수년째 진행형이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2012년 프랑스 파리 모터쇼에서 WRC 복귀를 공언한 이후 고성능차 사업과 모터스포츠 사업의 국내외 상품기획과 영업·마케팅을 한 곳으로 모아 사업 시너지를 높여 글로벌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전담 조직 '고성능사업부'를 신설하고, 글로벌 실력자들 영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의선 체제 전환 이후 고성능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현대차는 지난 2018년 '벨로스터 N'에 이어 지난달 N 브랜드 전 라인업 가운데 최고 성능을 뽐내는 최초 세단 '아반떼 N'을 선보였다. /현대차 제공 |
2018년 BMW M 북남미 사업총괄 임원 출신의 토마스 쉬미에라를 고성능사업부 부사장으로 영입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모터스포츠를 포함, 고성능차 분야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선 현대차는 지난달 고성능 브랜드 N의 최초 세단이자 전 라인업 중 최고 성능(최고출력 280마력, 최대토크 40kgf·m)을 갖춘 '아반떼 N'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모터스포츠 성과도 눈여겨 볼만하다. 현대 월드랠리팀은 지난 2014년 WRC에 재도전한 첫해 4위, 2015년 3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 제조사 부문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19 WRC에서 참가 6년 만에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모터스포츠팀의 '사상 첫 글로벌 모터스포츠 대회 종합 챔피언'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한편, 이번 우승으로 상반기의 부진을 털어낸 현대팀은 벨기에 랠리서 총 51점을 얻어내며 선두 도요타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도요타와의 점수 차는 41점이다.
총 12라운드로 구성된 2021 WRC는 △그리스 △핀란드 △스페인 △일본 4경기를 앞두고 있으며, 해당 경기 결과를 바탕으로 2021 WRC 제조사 및 드라이버 부문 챔피언이 결정된다. 2021 WRC 9차전은 약 한 달 뒤인 9월 9일부터 그리스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벨기에 랠리에서 현대팀이 1, 2위와 함께 시즌 최고 성적을 달성하면서 전반기의 부진을 털어낸 점이 무엇보다 기쁘다"며 "올해는 WRC, WTCR과 함께 전기차 레이스인 ETCR까지 활동무대를 확장하면서 기술력을 쌓아오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운전의 즐거움이 고객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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