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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비업계 1위인데…스틱인베, 한컴라이프케어 앞길 막았나
입력: 2021.08.16 00:00 / 수정: 2021.08.16 00:00
한컴라이프케어(한컴)가 17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 앞서 한컴은 지난달 29~30일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미확약 97%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컴라이프케어 홈페이지 캡처
한컴라이프케어(한컴)가 17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 앞서 한컴은 지난달 29~30일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미확약 97%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컴라이프케어 홈페이지 캡처

17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일반청약 경쟁률 109.8대 1 그쳐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이하 스틱인베)가 유가증권시장 입성을 앞둔 한컴라이프케어(이하 한컴)의 상장 이후에도 무난한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컴의 상장 전 수요예측과 공모 청약이 다소 부진한 결과를 나타낸 가운데 투심 악화 요인 중 하나로 스틱인베의 구주매출 비중이 너무 높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컴은 17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 한컴은 1971년 설립된 국내 1위 안전장비 전문 기업으로 공기호흡기와 방독면, 방열복 등을 제조해 공급하고 있다. 2017년 한글과컴퓨터그룹에 편입된 이후부터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ICT기술 결합 스마트 안전장비 사업 진출을 모색 중이다.

스틱인베는 한컴의 이번 상장을 통해 구주매출로 투자금 일부를 회수한다. 앞서 지난 2017년 11월 800억 원 가량을 한컴에 투자했다. 구주매출로 보유주식 993만7898주 중 368만9902주를 판매하며, 공모가 1만3700원에 따라 계산하면 506억 원 회수가 예상된다. 상장 후 보유지분율은 기존 39.90%에서 22.58%로 내려간다.

앞서 진행한 한컴의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의무보유확약 비율이 3%에 그친 결과가 나오면서 상장일 이후 주가와 향후 엑시트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컴은 지난달 29~30일 진행한 수요예측 결과 미확약 97%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당시 수요예측에는 총 662곳의 기관이 참여했고 경쟁률은 419대 1을 나타냈다. 의무보유확약은 전체 662건 중 16건에 그쳐 건수기준 2.42%다. 확약을 제시한 기관들의 기간을 살펴보면 3개월 확약은 2곳, 1개월 확약은 11곳, 15일 확약은 3곳, 6개월 확약은 0곳이었다. 신청수량은 25억9317만 주 중 8494만5000주에 불과했다.

미확약 신청물량이 97%에 달한다는 것은 한컴에 투자한 기관들의 97%가 상장 당일 주식을 팔 의향을 나타냈다는 의미다. 특히 6개월 이상 확약이 0건이라는 점은 주식을 중장기적으로 보유할 투자자가 없다는 뜻이다.

지난 5~6일 진행한 일반 청약 결과 역시 경쟁률이 109.8대 1에 그치며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최근 IPO시장에서 일반청약 경쟁률이 1000대 1인 공모주가 줄줄이 나오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한컴라이프케어의 수요예측과 공모 청약의 부진한 성적은 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높은 구주매출을 책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제공
한컴라이프케어의 수요예측과 공모 청약의 부진한 성적은 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높은 구주매출을 책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제공

한컴은 기업가치를 산정할 때 다소 보수적으로 책정했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기관들로부터 이같은 외면을 받았다.

한컴은 이번 공모가 산정에서 '합리적인 공모가'를 책정하겠다며 지난해 실적 급등의 원동력인 마스크 관련 실적을 판단요소에서 제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 수요가 급증해 발생한 매출은 반영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컴은 이번 IPO에서 마스크 사업에 따른 당기순이익(59억 원)을 제외하고 공모가를 산정했다.

그럼에도 이같은 결과를 나타낸 요소 중 하나엔 구주매출이 다소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이 꼽힌다. 재무적투자자(FI)인 스틱인베가 보유주식을 대거 구주매출함으로써 투자자들로부터 수익성에 의구심을 가지게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컴의 이번 전체 공모물량(830만2321주)의 66.7%에 해당하는 553만4881주가 구주매출 물량이다. 스틱인베는 투자원금 중 60%가량을 구주매출로 회수한다.

통상 구주매출 규모가 클수록 기존 주주가 회사 장기성장성에 부정적이라는 의미로 해석돼 IPO시 악재로 여겨진다. 공모자금 조달에도 문제지만 상장 이후에도 회사 성장성과 투심 등 여러부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투자금 회수가 목적인 사모펀드가 보유한 기업이라는 점은 투자자들로부터 불안한 요소로 여겨진다.

한컴을 보유 중인 스틱인베로선 상장에 있어 이런 부분이 난감한 요소다. 아직 회수해야 할 자금이 남아있는 이상 상장 후 주가가 높을 수록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한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국내 안전장비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기업임에도 청약에서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투자사의 구주매출로 인한 부담이 투심에 영향을 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사모펀드 보유 기업의 IPO가 흥행하기 어려운 점도 공모자금이 오롯이 회사발전에 쓰이기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틱인베는 나머지 보유 주식에 대해선 보호예수를 걸었다. 187만4399주에 대해서는 3개월 동안, 437만3597주에 대해서는 9개월 동안 팔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보호예수란 상장 후 일정기간 일정 지분 이상을 보유한 주주들의 거래가 제한되는 것을 뜻한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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