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오전 10시 가석방된다. /이동률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3일 오전 10시 가석방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늘(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난다. 지난 1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에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다. 재계는 삼성을 둘러싼 경영 위기감이 커진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 주목하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광복절 가석방 허가자로 이날 오전 10시에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다. 가석방은 남은 형기 동안 재범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임시로 풀어주는 '조건부 석방'으로, 앞서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지난 9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 등 810명의 가석방을 허가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말 복역률 60%를 채우며 가석방 요건을 충족했다.
재계의 관심은 이재용 부회장이 풀려난 후 어떠한 경영상 행보를 보일지에 쏠려 있다. 반도체, 스마트폰 등 주력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TSMC, 인텔 등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는 상황에서 삼성의 투자 시계가 멈춰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에 치이고, 점유율 면에서 중국 샤오미의 추격을 받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당분간 사업 현안을 보고받으며 경영 복귀 시점을 고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17일 예정된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의에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자유의 몸이 된 이재용 부회장이 어떠한 경영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사진은 지난해 5월 중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부회장이 코로나19 검사 후 호텔을 빠져나오는 모습. /임세준 기자 |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이 복귀한 것만으로도 '총수 부재'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삼성의 경영 정상화가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의사결정의 구심점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에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침체된 경제 회복을 위한 역할도 기대된다. 앞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적 경제 상황과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한 고려 차원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 대상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재계 관계자는 "국가 경제에 기여하라는 가석방 취지에 맞게 이재용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사업장 방문, 출장 등 공식 일정을 소화하려면 사전 신고 등을 거쳐야 하는 탓에 활동 범위를 어떻게 가져갈지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용 부회장은 원칙대로 보호관찰을 받을 예정이다. 또 형이 확정된 뒤 5년 동안 기업체에 취업할 수 없는 취업제한 조치도 그대로 유지된다.
경제단체들은 정부에 이재용 부회장이 향후 경영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제약이 없어야 한다며 배려를 요청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향후 해외 파트너와의 미팅 및 글로벌 생산 현장 방문 등 경영 활동 관련 규제를 관계부처가 유연하게 적용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총도 "가석방은 취업 제한, 해외 출장 제약 등 활동에 어려움이 있어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