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2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체결한다. /남용희 기자 |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 이후 결실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단체협약을 제정한다.
삼성전자 노사는 12일 경기 용인 기흥캠퍼스에서 단체협약 체결식을 진행한다. 체결식에는 김현석 사장 등 회사 대표와 노조 관계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1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9개월 동안 약 30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다. 노사는 지난달 말 단체협약안에 잠정 합의했고, 노조는 조합원 투표 등 추인 절차를 밟았다. 이후 노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전국삼성전자노조가 조합원 96%의 찬성으로 단체협약을 추인했다.
단체협약은 노사가 단체교섭을 통해 근로조건 등 제반 사항을 합의한 협약이다. 노조법에 따라 취업규칙이나 개별 근로계약보다 우선하는 직장 내 최상위 자치 규범이다. 단체협약안에는 노조 사무실 보장, 노조 상근자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등 노조 활동 보장 내용과 산업재해 발생 시 처리 절차, 인사 제도 개선 등 95개 조항이 담겼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전에도 단체교섭을 진행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단체협약 체결에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결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이 밑바탕이 됐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이번 단체협약은 지난해 5월 무노조 경영 폐기를 선언한 지 1년 3개월 만으로,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란 평가가 더이상 나오지 않도록 노동 3권을 철저히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결심 이후 삼성 내 새로운 노사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는 분위기다. 재계는 오는 13일 가석방되는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복귀 후 노조와의 '관계 다지기'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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