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풋옵션 가치평가 과정에서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딜로이트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임원들에 대한 첫 공판이 오는 20일 열린다. /더팩트 DB |
삼덕회계법인과도 가치조작 혐의 공방전
[더팩트│황원영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어피니티 컨소시엄 등 재무적투자자(FI)들과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법정 다툼을 펼칠 예정이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풋옵션 가치평가 과정에서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딜로이트안진 회계사들과 어피니티 컨소시엄 임원들에 대한 첫 공판이 오는 20일 열린다.
앞서 검찰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으로 구성된 어피니티컨소시엄의 주요 임직원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부당한 이득을 얻도록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사이 부적절한 공모△어피니티컨소시엄의 부정한 청탁 △이에 응한 안진회계법인의 공정가치 허위 보고 등을 혐의점으로 기소했다.
지난달 진행한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신 회장 등 일부 증인 신청을 철회하고 윤열현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과 박진호 교보생명 부사장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한 바 있다.
교보생명의 기업가치 평가 조작으로 현재까지 검찰에 기소된 인원은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3명,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관계자 2명,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A씨 등 1명 등 6명에 이른다. 소재 불분명에 따라 기소 중지된 베어링 PE 관계자 1명까지 합하면 총 7명이 위법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10일에는 교보생명 기업가치평가 허위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A씨에 대한 첫 공판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A씨가 어펄마캐피털(교보생명 재무적투자자) 의뢰로 기업가치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의 평가방법과 평가금액 등을 그대로 받아쓰고, 용역 수행기간을 부풀리는 등 공인회계사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어펄마캐피털은 어피니티컨소시엄이 풋옵션을 행사한 직후인 지난 2018년 11월에 신 회장에게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삼덕회계법인에 가치평가를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삼덕회계법인이 교보생명이 기업가치평가를 직접 수행하지 않고 거짓 보고했다는 것이다.
반면, A씨 측은 기존 보고서에 대한 적정성을 검증했으며, 기업 가치평가 업무가 공인회계사법 제2조, 제15조에서 말하는 직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A씨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은 오는 31일로 예정됐다.
신 회장과 재무적투자자의 갈등은 어피니티컨소시엄이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의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입하며 시작됐다. 당시어피니티컨소시엄은 2015년 9월 말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교보생명의 IPO가 지연되자 어피니티는 2018년 10월 풋옵션 행사를 통보하고, 안진회계법인을 통해 풋옵션 행사가격을 주당 40만9000원으로 평가했다. 이는 매입 원가인 주당 24만5000원의 두 배 수준이다. 신 회장 측이 행사가격에 반발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교보생명은 어피니티 측의 주가 평가 과정에 참여한 딜로이트안진이 풋옵션 공정시장가치(FMV)의 평가기준일을 고의로 유리하게 선정해 적용하고, 일반적인 회계원칙에 적절하지 않은 평가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딜로이트안진은 풋옵션 FMV를 산출하면서 어피니티 측의 풋옵션 행사시점인 2018년 10월23일이 아닌 2018년 6월을 기준으로 1년 간의 피어그룹 주가평균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 측은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어펄마캐피털이 위법행위를 통해 허위로 작성된 보고서를 근거로 최대주주 1인에 대해 동시다발적으로 풋옵션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행사가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양측은 국제상업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서 2조 원대의 중재 소송도 함께 진행 중이다.
won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