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증시 개장과 함께 카카오뱅크가 거래를 시작한다. 공모가는 3만9000원이다. /더팩트 DB |
"혁신성에 집중" vs "PER 56배 지나쳐"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오늘(6일) 상장하는 카카오뱅크의 주가 등락을 두고 다양한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앞서 공모가 책정 과정 등에서 고평가 논란이 거셌던 만큼 상장 후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증시 개장과 함께 카카오뱅크가 거래를 시작한다. 공모가는 3만9000원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뱅크가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해 금융당국의 제동을 피한 만큼 상장일 주가 상승이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공모가를 장외 가격의 절반 이하로 낮춰 청약을 진행했다. 이에 비슷한 시기에 IPO(기업공개)일정을 추진하던 카카오페이와 운명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카카오페이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 이후 산정 기준 등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재정비 요구를 받았다. 이에 카카오페이는 정정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하게 되며 하반기 말로 상장이 밀려났지만 카카오뱅크는 제동 없이 상장 일정을 진행했다.
상장일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은 흥행을 기록한 일반 청약 결과에서 힘을 얻었다. 높은 증거금 등에 인기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26~27일 일반청약을 마무리한 카카오뱅크는 청약 결과 약 58조3020억 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청약을 진행한 4개 증권사 통합경쟁률은 183대 1을 기록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논란은 카카오뱅크를 은행으로 볼 것이냐, 플랫폼 사업자로 볼 것이냐에 관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자사 플랫폼 성장에 초점을 맞춘 평가 방식으로 기업가치가 매우 높아질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우선 교보증권은 카카오뱅크의 금융 플랫폼 확장성을 긍정적으로 감안해 공모가보다 높은 금액(4만5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지난 4년 동안 카카오뱅크가 혁신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여준 성장성과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며 "과거 우리가 경험했었던 디지털 금융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형성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카카오뱅크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한편에선 추세적으로 상승이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은행으로서의 성장성과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 돼 현실적으로 상승을 기대하기에 무리라는 예상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카카오뱅크의 주가에는 은행으로서의 성장성과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 등을 이미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결국 기존 은행과 이익구조를 비슷하게 가져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상장 이후 의미있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장 직후 유통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점과 같은 시장 상황은 상장일 주가 흐름에 악재일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59.82% 수준이며 앞선 대어였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64.6%), SK바이오사이언스(85.27%)와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거래 직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위험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수익비율(PER)이 기존 은행들과 너무 차이가 난다는 점은 지속적으로 꼽힌 불안요소다. 기존 은행주의 PBR은 0.44배, PER은 5배 수준인데 반해 카카오뱅크의 공모가 기준 PBR은 3.7배, PER은 56배에 달한다.
한편, 이날 카카오뱅크의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인 7만8000원으로 결정되고, 상한가에 도달한다면 상장일 주가는 최고 10만1400원까지 오르게 된다. 공모가 기준 1주당 수익은 6만2400원이다.
현재 추산되는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으로 18조5289억 원이며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 도달)시 48조1752억 원으로 불어난다. 4일 종가 기준 금융 대장주인 KB금융(21조9131억 원)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