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은 5일 금융위 의결을 거쳐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를 임명 제청했다. /뉴시스

금감원 수장 공백 3개월만에 내정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3개월째 공석이던 금융감독원장 자리에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가 내정됐다. 사모펀드 사태 수습, 가계부채 관리 등 금융감독원의 당면 과제가 산적한 만큼 정은보 내정자의 어깨도 무겁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금융위 의결을 거쳐 정은보 대사를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장은 금융위 의결,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새로운 도약과 신뢰 제고를 견인해나갈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제정 배경을 설명했다.

정은보 내정자는 "법과 원칙에 기반한 금융감독에 주력하겠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현시점에서 금융감독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재정립하겠다"며 "내용적 측면은 물론 절차적 측면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정 내정자는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는 등 대내외 경제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금융감독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만큼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관계기관과 협력하며 리스크 요인들을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후적 감독과 함께 선제적 지도 등 '사전적 감독'을 조화롭게 운영하겠다"며 "최근 금융시장에 자리잡아가고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노력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은보 내정자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정 내정자는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사무처장, 기재부 차관보 등을 지냈으며,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 경제부처 요직을 두루 거친 인사다. 지난 2019년부터 첫 기재부 출신으로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를 맡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이끈 바 있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29조에 따라 정 신임 금감원장은 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임기를 시작할 전망이다.

사모펀드 사태 수습, 가계부채 관리 등 금융감독원의 당면 과제가 산적한 만큼 정은보 내정자의 어깨도 무거울 예정이다. /더팩트 DB

이로써 지난 5월 7일 윤석헌 전 금감원장의 임기가 만료된 후 공석이 유지되고 있던 금감원장 자리에 새로운 수장이 채워졌다.

그러나 정 내정자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사모펀드 사태 수습 등 해결해야 할 금감원 과제가 산적하기 때문이다.

우선 정은보 내정자는 사모펀드 사태를 마무리해야 한다. 라임·이탈리아헬스케어 등 제재심을 진행 중인 데다가, 오는 20일에는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문책경고 등 중징계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한 판결이 예정돼 있다. 소송결과에 따라 금감원의 위상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이번 소송의 결과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가계부채에 대한 속도 조절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금융위에서 대출 증가세를 제한하는 가운데 금감원은 실제 현장에서 금융사들의 법률 준수 여부를 파악하고 감독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새로운 금감원장이 임명되면서 당장 가계부채, 가상자산 시장 등에 대한 현안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