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 분기 매출에서 인텔을 제치며 왕좌를 되찾았다. /더팩트 DB |
3년 만에 세계 1위 탈환…기업간 패권전쟁 치열해질 것
[더팩트|한예주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기 매출에서 인텔을 제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부문 매출은 197억 달러(약 22조7400억 원)로, 같은 기간 인텔이 올린 매출액 196억 달러(약 22조5500억 원)를 앞섰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WSJ는 메모리 반도체의 공급 부족 상황을 고려할 때 현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33% 증가로 예상되는 반면, 인텔의 주력 반도체인 중앙처리장치(CPU) 매출은 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반도체 왕좌'를 탈환하기 위한 기업 간 패권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재진출을 선언하면서다.
인텔의 펫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취임한 뒤 파운드리 부문 재진출을 골자로 한 새로운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인텔은 세계 4위 파운드리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GF) 인수를 추진하는 등 2025년까지 업계 선두 자리를 되찾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TSMC와 삼성이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55%, 삼성전자가 17%다. 이 가운데 인텔의 인수가 성사된다면 파운드리 시장이 '3자 경쟁'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데일 가이 분석가는 "현재 4위의 자리를 차지할 기업은 보이지 않는다"며 "앞으로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은 삼성전자와 TSMC, 인텔 사이에서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인텔은 1980년대 이후 30여년 넘게 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이라는 왕좌를 차지해왔다. 하지만 2017년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매출 증가에 힘입어 인텔의 매출액을 처음으로 넘어서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기업으로 등극한 바 있다.
하지만 메모리 반도체 과잉 공급에 따른 시장 침체 영향으로 2019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30%가량 떨어지면서 인텔이 2년 만에 다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 자리를 탈환했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