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의 매장 구성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 사진은 '더현대 서울' 워터폴가든 전경. /현대백화점 제공 |
프리미엄보다 중요해진 '콘텐츠'…체험형 팝업 매장 열어
[더팩트│최수진 기자] MZ세대(1981년~2010년생)가 새로운 소비 주류로 떠오르면서 백화점 업계의 매장 구성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그간 백화점이 타 플랫폼과의 차별화를 위해 '프리미엄화'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콘텐츠화'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 업계가 콘텐츠형 매장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우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말부터 1층을 전면 개편하는 작업을 진행, 최근 약 1000평에 달하는 1층 공간을 '아틀리에 드 보떼(아름다움을 위한 공간)'로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통상 백화점 1층은 단시간에 고가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초고가 명품 라인 또는 프리미엄 화장품 라인으로 구성해왔다. 그러나 업계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줄고,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려워지자 고객이 직접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콘텐츠 전략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개편된 신세계 강남점 1층은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60개,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40개 등 총 100여 개의 브랜드로 구성된다. 고객들은 1층 입장부터 다양한 브랜드의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의 전략 변화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앞서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현 타임스퀘어점)은 이미 지난해 개편을 완료하고 식품 전문관과 스포츠·스트리트 패션·잡화 등으로 1층을 구성했다. 명품 라인업 대신 다양한 편집샵을 배치해 체험 공간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최근 1층 매장 전략을 개편하고, 라이프스타일 편집샵 등을 대거 배치했다. /신세계 제공 |
이 같은 움직임은 롯데백화점도 마찬가지다. 롯데백화점 역시 기존 매장을 체험형 매장으로 개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신규 개장하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그 전략의 결과물이다. 롯데백화점은 동탄점 1층을 디지털 체험존, 해외 패션 브랜드, 식품 전문관 등으로 구성했다. 화장품 매장이나 명품 라인업을 완전 배제한 선택이다.
지난해 말 개편을 마무리한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역시 1층 전략을 수정하고, 식품 전문관, 패션 브랜드 등을 배치했다. 기존 화장품 매장은 3층으로 이동시켰다.
지난 2월 여의도에서 '더 현대 서울'을 개관하며 고객 유치 전략을 대거 수정했던 현대백화점도 2022년까지 주요 지점의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압구정본점의 경우 지하 1층의 기존 식품관을 개편, 식품 전문관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구성을 변경할 예정이다. 판교점 역시 지하 1층 식품관을 같은 방식으로 수정한다. 판교점 1층도 체험형 매장 중심으로 개편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리뉴얼에 돌입한다.
이는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데 따른 변화다. 실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대학내일20대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MZ세대가 오프라인에서만 알려진 브랜드보다는 디지털 접점에서도 만족할 만한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선호한다고 발표했다.
KISA는 "MZ세대는 시장을 주도할 이용자 세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모든 기업들이 MZ세대가 원하는 가성비를 넘어선 가심비(심리적인 만족감) 차원의 시장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에서도 백화점에 있는 대다수의 상품의 구매가 가능해졌다"며 "백화점에 와서 구매하는 행위 자체가 주는 차별점이 사라지고 있기에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체험형 매장과 같은 공간을 마련하는 변화를 통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