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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상>] "요구르트 핥아먹습니다"…소통 문턱 낮추는 회장님들
입력: 2021.07.25 00:00 / 수정: 2021.07.25 00:00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며 적극적인 대중 소통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며 적극적인 대중 소통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최승현 인턴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유통업계 점령하는 '퀵커머스'…'골목상권 침해' 목소리도

[더팩트ㅣ정리=박경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네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가세해 대기업부터 각종 음식점까지 문을 걸어잠그고 있는데요. 이런 와중에 재계를 대표하는 '회장님'은 소통 문턱을 낮추며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행보를 보였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일상을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그룹 총수들의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모습입니다.

-유통업계에는 최근 부쩍 늘어난 '퀵커머스'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현대백화점과 쿠팡 등 굵직한 기업들이 퀵커머스 서비스를 도입하자 한국편의점주협의회에선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며 비판에 나섰습니다.

-2020도쿄올림픽 개막으로 올림픽특수를 누릴 것으로 기대했던 주류업계는 울상을 짓고 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강도 높은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사적 만남이 제한되자 올림픽기간을 통해 누리는 매출 수혜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입니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생명이 즉시연금 소송 1심에서 패소하며 항소에 나설지에 대해 시선이 쏠립니다. 추후 재판이 예정된 한화·KB생명도 덩달아 긴장감이 높아졌습니다. 먼저 재계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최태원 회장이 캐리커처를 보고 멋쩍은 웃음을 짓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튜브 영상 캡처
최태원 회장이 캐리커처를 보고 멋쩍은 웃음을 짓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튜브 영상 캡처

◆ 인스타에 '태원이형' 떴다…달라진 회장님 소통법

-그룹 총수들의 소통법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 텐데요. 과거에는 그룹 총수의 일상이 철저하게 가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분위기가 확 달라지고 있습니다. 회장님이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신의 일상을 숨김없이 공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죠.

-맞습니다. 그룹 총수들의 SNS 소통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재차 주목받고 있는데요. 최태원 회장은 야근하는 모습, 게임을 하는 모습 등 일상이 담긴 사진을 꾸준히 게시하고 있습니다. 어릴 적 모습이 담긴 가족사진을 공개하기도 했죠. 최 회장은 방문자들의 댓글에도 답을 남기며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는 모습인데요. 지난 20일에는 "회장님도 혹시 요플레 뚜껑 핥아 드시나요?"라는 질문에 "네 그렇습니다"라는 답글을 달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SNS 시작 전부터 남다른 소통법으로 주목받았죠?

-최태원 회장은 SK 임직원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100회에 걸친 행복토크를 진행하고, 사내 라디오에도 출연했는데요. 특히 지난해 사내 행사를 홍보하는 영상에 직접 출연해 'B급 연기'를 펼쳐 임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SK 유튜브 채널에서는 먹방(먹는 방송), 쿡방(음식 방송)을 시도하기도 했죠. 올해 대한상의 회장직을 새롭게 맡으며 '소통 확대'를 외친 최 회장은 유튜브 영상 출연은 물론, '우리가 바라는 기업'을 주제로 공개 대화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SNS 활동까지 시작한 건 대중 소통 채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인가요?

-나아가 보수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의도일 텐데요. SNS 소통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도 읽힙니다. 이제 MZ세대는 기업의 핵심 인력으로 자리 잡았으며, 그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기업 문화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죠.

-그룹 총수의 이미지는 기업의 이미지와도 연결된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적극적인 소통을 놓고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인데요. 온라인상에서 '용진이형'으로 불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일상생활 외에도 자사 제품, 프로야구 구단과 관련해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는 게시물을 SNS에 공개하며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죠.

-정용진 부회장은 67만 명이 넘는 팔로어 수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상당한데요. 다만 높은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기업 전략과 일치되지 않는 정보가 SNS를 통해 확산되면 걷잡을 수 없는 만큼, 게시물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유통업계가 잇달아 퀵커머스 서비스 도입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관련 서비스가 골목 상권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팩트 DB
유통업계가 잇달아 퀵커머스 서비스 도입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서는 관련 서비스가 골목 상권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팩트 DB

◆ 쑥쑥 크는 퀵커머스 시장 '걸림돌'은 없을까?

-유통업계 최대 화두는 단연 퀵커머스였죠. 주요 유통업체들이 잇달아 퀵커머스 서비스 도입에 나서면서 이목을 끌었는데요.

-주말 사이 현대백화점이 퀵커머스 서비스 도입을 선포하고 나선 데 이어, 한국야쿠르트(hy)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역시 관련 사업을 위해 동맹을 맺었죠. 퀵커머스 서비스가 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인기인가요?

-퀵커머스란 즉시 배송 서비스로 신선식품, 생필품 등을 주문한 지 40분~2시간 안에 배달하는 형태의 서비스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입니다.

-이 퀵커머스 시장은 최근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등에 업고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퀵커머스 서비스 요마트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는 전 세계 퀵커머스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 4480억 유로(600조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시장 규모가 어마어마하네요. 유통업계가 앞다투어 퀵커머스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려고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네요.

-맞습니다. '이커머스 메기'로 불리는 쿠팡 역시 최근 퀵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쿠팡은 서울 송파구 지역에서 신선·가공식품, 생필품 대상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퀵커머스 시장 점령을 위해 맞손을 잡는 후발주자들도 있습니다. 한국야쿠르트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현대백화점은 현대차그룹과 함께 관련 서비스 시행을 준비 중이죠. 예비 유니콘 오아시스마켓과 물류업체 메쉬코리아 역시 하반기 새벽배송과 퀵커머스를 결합한 새로운 B2C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합작사 '주식회사 브이'를 설립했습니다.

-이 가운데 퀵커머스와 관련해 장밋빛 전망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일각에서는 대형 유통업체의 퀵커머스 사업 진출이 골목 상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과자 한 봉지까지 즉시 배송하게 되면 편의점이나 골목 슈퍼 등이 매출 하락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죠.

-실제 퀵커머스 선두주자 격인 B마트와 요마트가 출범할 당시에도 편의점주들이 강력히 반발했는데요.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관련 입장문을 내고 퀵커머스가 골목 상권을 침탈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편의점주협의회는 "퀵커머스 서비스는 기존의 유통 질서를 송두리째 위협하고 있다"며 "골목상권과 중간 유통망 붕괴를 가져올 것이며 이는 소비자들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렇군요. 소비자들은 편의성을 이유로 퀵커머스 서비스 도입을 환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소비자 선택권과 소상공인들의 권리 보호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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