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방문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
최태원 회장 SNS로 실시간 소통…소탈 답변 화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의 파격 소통 행보가 연일 화제다. 개인 인스타그램을 직접 운영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SNS 방문자의 농담 섞인 질문에도 답글을 남기는 등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SNS 방문자들은 최태원 회장을 "태원이형"이라고 부르며 그룹 총수와 격의 없이 대화가 오가는 친숙한 공간이 생긴 데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최태원 회장, "요플레 뚜껑 핥아 드시나요?" 질문에 "네"
21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지난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석좌, 유정준 SK E&S 대표이사 부회장 등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워싱턴) 디씨(D.C.)의 만찬은 끝남과 동시에 배고프다"라는 글도 올렸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미국의 대표적인 중도보수 성향의 싱크탱크로, 최태원 회장의 차녀 최민정 씨가 이 연구소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근무한 바 있다.
최근 최태원 회장은 이러한 일상 사진을 SNS에 공유하며 대중 소통에 나서고 있다. 회의 모습뿐만 아니라 '추억의 갤러그' 게임을 하는 사진, 야근하는 사진, 기르고 있는 고양이가 출근을 방해(?)하는 사진 등을 올리며 친숙한 이미지를 쌓고 있다. 평소 소통을 중시하는 기업인인 최태원 회장은 대중과의 접점을 잃지 않기 위해 인스타그램 운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태원 회장의 SNS 활동에 대해 관심도가 높아진 이유는 단순히 사진만 지속적으로 공개하는 일방향적 소통이 아닌, 최태원 회장이 직접 SNS 방문자의 질문에 답을 남기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 방문자가 "회장님도 요플레 뚜껑 핥아 드시나요?"라는 댓글을 남기자 "네 그렇습니다"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최태원 회장의 답에 해당 댓글은 300여 개의 '좋아요'를 얻었고, 수십 개의 추가 답글이 달렸다.
이외에도 최태원 회장은 "M자 탈모 있네요"라는 질문에는 "M자뿐이겠습니까"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형님 좋은 기운 (받을 수 있는) 댓글 좀 달아주세요"라고 하자 "다 잘 될 겁니다, 아자!"라고 응원하기도 했다. "형님 읽을만한 책 (추천) 부탁드려요"라는 댓글에는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이라고 썼다. 사회적 기업 육성 경험담이 담긴 이 책은 지난 2014년 최태원 회장이 펴냈다.
평소 소통과 경청을 강조해왔던 최태원 회장은 대중과의 소통 확대를 위해 지난달 말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사진공동취재단 |
◆ '유튜브 먹방' 도전했던 최태원 회장, 역할 커지며 소통도 확대
재계는 최태원 회장의 소통 행보를 놓고 크게 놀랍진 않다는 반응이다. 최태원 회장은 SNS 활동을 시작하기 전부터 소통에 능한 기업인으로 꼽혀왔다.
최태원 회장은 2019년 100회에 걸쳐 SK 구성원과 행복 토크를 진행했고, 신입사원과도 격의 없이 소통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한 'B급 연기'에 도전했으며 먹방(먹는 방송), 쿡방(음식 방송)에도 출연했다. 이달 초에는 '국민 소통 웹사이트'를 홍보하기 위한 대한상의 유튜브 영상에서 자신의 캐리커처를 공개했고, 카카오 오디오플랫폼 '음'에 출연해 '우리가 바라는 기업'을 주제로 공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다만 재계는 최근 보여준 최태원 회장의 남다른 적극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부터 국내 최대 경제단체인 대한상의 회장직까지 맡는 등 역할이 커진 만큼 대중과의 소통 확대를 위해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 취임 당시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 최태원 회장 미국 출장 중…현지 사업 점검 및 네트워크 강화
지난 10일 전용기를 통해 출장길에 오른 최태원 회장은 미국에 머무르며 현지 싱크탱크 관계자뿐만 아니라 현지 기업인을 두루 만나고 있다. 이번 출장은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등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을 점검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투자 거점인 SK 워싱턴 지사를 찾아 사업 현황을 보고받았고, SK하이닉스 사업장도 찾아 투자 현황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이 미국을 방문한 건 지난 5월 그룹 총수, 경제단체 수장 중 유일하게 경제사절단으로 포함돼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한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됐던 글로벌 사업 점검 및 네트워크 미팅을 위해 미국에 머무르고 있다"며 "현지 사업장 임직원들도 만나 격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