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 소송 21일 선고[더팩트│황원영 기자] 삼성생명이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단락됐던 요양병원 암 보험금 부지급 논란이 재점화된 데다 수천억 원대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 소송 결과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생명에 대한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요청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앞서 이달 초 삼성생명과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 환우 모임'(보암모)은 삼성생명 서초동 사옥 점거 농성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본사 앞에 설치했던 시위 도구도 모두 철거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또 다른 삼성생명 암 보험 계약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보암모의 시위 중단은 삼성생명의 회유일 뿐 분쟁 해소와 거리가 멀다는 주장이다.
'암환자를 사랑하는 모임'(암사모)은 청원글을 통해 "이번 협상은 보암모라는 암환자단체 집행부 일부를 포함한 21명과 삼성생명이 야합한 것"이라며 "삼성생명이 금융위원회의 중징계와 부회장의 사면 결정이 가까워진 시점에서 합의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또 "암 환자 21명에게 지급한 금액은 암 입원 보험금이 아니고 합의금 위로금이라는 단어가 사용됐다"고 지적하며 "금융당국에 삼성생명의 중징계를 확정하고 신사업 분야 인허가를 불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삼성생명과 일부 암 환자는 요양병원 암 보험금 부지급을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암 환자들이 청구한 요양병원 암 입원비 520억 원 중 240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암으로 인한 요양병원 입원과 진료가 직접적인 암 치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반면, 암 환자들은 요양병원 입원 후 항암 치료를 받는 것도 암의 직접 치료라고 주장하고 있다. 보암모는 2018년 말부터 서초사옥 앞에서 시위를 이어갔고, 지난해 1월에는 삼성생명 2층 플라자를 점거했다.
금감원 역시 삼성생명의 암 보험금 부지급을 부당한 미지급건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금감원은 2018년 9월 말기 암 환자의 입원, 집중 항암치료 중 입원, 악성종양 절제 후 입원 등 세 가지 유형에 대해선 보험사가 입원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삼성생명은 금감원이 암 입원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한 분쟁 사례 296건 중 186건(62.8%)에 대해서만 권고를 원안 수용했다.
보암모가 벌인 시위는 점거 542일 만에 끝났지만 암 입원비를 둘러싼 논쟁은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암사모는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이라며 지속적인 시위를 예고했다.
암 보험금을 둘러싼 논쟁과 더불어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 소송도 삼성생명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일시에 낸 보험료를 투자해 얻은 수익으로 매달 연금을 지급하고 만기가 돌아오면 전액 돌려주는 상품이다. 금리가 낮아져도 최저보증이율이 보장돼 은퇴자나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했다.
문제는 보험사가 고객에게 매달 지급하는 연금에서 조금씩 돈을 뗀 뒤, 이 돈을 모아 만기에 지급하도록 상품을 설계했다는 점이다. 가입자들은 연금액이 상품 가입 시 들었던 최저보장이율에 못 미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는 연금액 산정 방법이 약관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점을 근거로 과소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보험 가입자 강모씨 등 57명은 삼성생명을 상대로 5억2150만 원의 즉시연금 보험금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같은 내용으로 1심 판결을 받은 교보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 등은 줄줄이 패소했다. 재판의 쟁점은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의 공제 사실을 가입자에게 알려줬느냐다. 위 3개 회사는 약관에 만기환급금 산정 방식을 명시하지 않거나 모호한 문구를 사용했다. 삼성생명 약관에는 '연금계약의 적립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금월액 지급'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보험금 반환소송 1심 결과는 오는 21일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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