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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 수도, 떠날 수도 없어"…폐허 된 장위10구역 개발 언제쯤?
입력: 2021.07.13 00:00 / 수정: 2021.07.13 00:00
장위10구역 재개발 현장은 지난 4월 30일 철거 건물 붕괴사고 이후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최승현 인턴기자
장위10구역 재개발 현장은 지난 4월 30일 철거 건물 붕괴사고 이후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최승현 인턴기자

철거 건물 붕괴사고 이후 공사 중지…주민들 "월세 밀려 도망가야 할 판“

[더팩트ㅣ최승현 인턴기자] 장위 뉴타운 사업으로 지정된 장위10구역이 4년째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 4월 철거 건물 붕괴사고가 발생해 인부 1명이 숨지기도 했다. 건물 붕괴사고 이후 3달째 아무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장위동 주민들은 '죽상'을 한 채 무너진 건물만 바라보고 있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 9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장위10구역 재개발 현장을 찾았다. 이곳은 노인들 중심으로 거주하는 노후화된 동네였으나, 서울특별시 3기 뉴타운 사업으로 선정돼 주민들의 기대를 모았던 지역이다. 그러나 개발을 기다려왔던 주민들의 심정은 오히려 무너지고 있다. 철거 건물 붕괴사고, 특정 종교단체의 반발 등으로 인해 개발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장위10구역 주변에는 재개발을 반대하는 특정 종교단체의 현수막 수십 개가 걸려있다. /최승현 인턴기자
장위10구역 주변에는 재개발을 반대하는 특정 종교단체의 현수막 수십 개가 걸려있다. /최승현 인턴기자

◆ 사업계획 다시 변경…원주민들 뿔뿔이 흩어졌다

취재진이 방문한 장위10구역은 인적이 드문 모습이었다. 오래된 식당과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고, 장위10구역 주변 지역에도 주로 노인들이 거주하는 것으로 보였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광운대학교 등 근방에 대학교들도 많았지만 북적거리지 않고 조용한 골목 상권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장위10구역 인근에서 만물상을 운영하는 한 80대 남성은 취재진에게 "장사가 안돼 굶어 죽을 판"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죽상을 하고 있던 그는 "공사가 몇 년째 진척이 없고 원주민들은 다 떠난 상황이다. 장사가 안돼 하루 매출이 만 원도 안 나온다. 월세가 밀려서 그냥 도망가야 할 처지"라고 덧붙였다.

상권에 활기가 사라진 건 재개발 공사로 인해 원주민들의 이주가 본격화한 지난 2018년 5월부터다. 문제는 원주민들이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개발 상황에 진전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현재 장위10구역은 이주가 모두 완료된 상태지만,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지 4년째 개발이 멈춰서 있다시피 하다. 지난 2017년 7월 관리처분인가가 처음 떨어졌으나, 착공 도중 2019년 7월 사업계획이 다시 변경됐다. 처음 절차로 되돌아간 상태로, 개발 속도에 차질을 빚고 있는 셈이다.

개발이 지연되는 동안 장위10구역 주민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주민들은 재개발 공사가 시작되자 이주 비용을 받고 거주 지역을 옮겨야만 했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층에 속해 다른 동네에서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장위동에는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고 원주민들이 어쩔 수 없이 밀려났다는 게 이곳 주민의 설명이다.

장위10구역 입주민이자, 현재 이주를 마치고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 중인 한 40대 남성은 "재개발 공사가 진행되면서 원주민들은 대부분 다른 곳으로 떠났다. 장위동은 나처럼 수십 년 전부터 살아온 원주민, 노인들이 많다. 나이가 많아지면 다른 동네에 적응하며 살아가기가 어렵다. 본인은 머물 수도, 떠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장위10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사랑제일교회와 건물 철거 보상금을 협상 중이다. /최승현 인턴기자
장위10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사랑제일교회와 건물 철거 보상금을 협상 중이다. /최승현 인턴기자

◆ 철거 건물 붕괴사고 '악재'…이달 공사 재개 예정

현재 장위10구역은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지난 4월 30일 장위10구역 공사 현장에서는 마트 철거 작업 중 건물이 무너져 내렸고 인부 1명이 매몰돼 숨졌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시행사 대우건설에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고, 철거 공법 적합성 등 사고 원인을 파악·심사하고 있다.

성북구청 주거정비과 관계자는 "장위10구역은 아직 작업 중지 해제 명령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다. 아마도 이달 안으로 공사 중지 명령이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성북구청 관계자의 추측성 발언일뿐, 확정짓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앞서 장위10구역은 특정 종교단체의 극심한 반대로 재개발 공사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공사를 반대하는 종교단체는 전광훈 목사가 있는 사랑제일교회다. 장위10구역 안에 사랑제일교회 건물이 포함된 탓이다. 이들은 공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회 철거 대가로 약 150억 원의 높은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가 감정한 금액은 약 80억 원 수준으로, 현재 장위10구역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사랑제일교회와 보상금을 재차 협상 중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안에 공사를 시작하고 분양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장위10구역은 올해 하반기부터 공사를 재개하고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다만 사랑제일교회가 워낙 높은 보상가를 제시해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올해 안에 잘 협상해서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sh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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