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화물 사업 호조에 따라 올해 2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사진은 대한항공 보잉 787-9 모습. /대한항공 제공 |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전망…화물시장 호황 덕 볼듯
[더팩트|한예주 기자] 대한항공이 올해 2분기에도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깊은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 사업을 앞세운 역발상이 또 다시 성과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항공 화물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볼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666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1.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전망치는 1조9936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조7284억 원보다 2000억 원이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
항공 화물운임 인상과 물동량 증가에 따른 화물 사업 호조가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내내 화물 부문 호조를 통해 양호한 영업실적 달성이 예상되는 가운데 2022년에는 국제선 수요 회복도 기대되기 때문에 영업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경제활동 재개와 재고확충 수요 증가로 항공화물 수요는 이미 2019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화물공급 증가 여력 제한적으로 항공화물 호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최근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유류비 증가에 대한 부담은 있지만 여객부문 공급 감소와 항공화물 부문 호조로 수익성 훼손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글로벌 물류난으로 해운운임에 이어 항공 화물운임이 급등함에 따라 화물 사업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2분기 국제선 화물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한 84만9403t을 기록했다. 이는 2001년 개항 이후 분기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며 기존 최고기록인 78만6396t보다도 8%쯤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해운운임이 7주 연속 최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수출기업들이 항공화물 운송에 관심을 보이면서부터다.
하지만 글로벌 항공 화물 운송은 제한적이라는 평이다. 공급은 제한적인 반면 수요가 폭증하면서 항공 화물운임은 약 3개월 만에 60% 이상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화물 운송지수인 TAC인덱스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의 평균 화물 운임은 지난 3월초 1㎏당 5.48달러에서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해 5월 1㎏당 8.7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월(3.14달러)과 비교하면 거의 3배 오른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 항공업계가 깊은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실적은 눈길을 끌고 있다. /더팩트 DB |
일찌감치 사업의 무게추를 화물수송으로 전환한 대한항공은 물동량 증가와 운임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선제적으로 대형 화물기단의 가동률을 높이고, 여객기의 좌석 공간에 화물을 탑재할 수 있는 안정장치인 '카고시트 백' 설치 등을 통해 화물 탑재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해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개조화물기 6대와 카고시트백 장착 1대를 추가로 투입했다. 현재 기준 B777 10대, A330 6대 등 16대의 여객기는 승객 좌석을 떼어 낸 개조화물기로 운용하고 있다. 또 B777 2대는 카고시트 백을 장착해 운용 중이다.
그 결과 대한항공 1분기 화물사업 매출은 1조353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했다. 물동량 증가에 운임 상승까지 겹호재를 맞은 2분기엔 전 분기를 넘어서는 깜짝 실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미국 항공 전문매체인 '에어 트랜스포트 월드(ATW)'가 주관하는 '2021년 올해의 항공사'에 선정되기도 했다. 1974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47회를 맞은 ATW의 '올해의 항공사'는 '하늘 위의 오스카상'이라 불릴 정도로 세계 항공 업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평가받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이번 수상에 대해 "명망 있는 ATW 올해의 항공사에 선정돼 영광"이라며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상황을 함께 견뎌준 대한항공 임직원들의 헌신과 희생 덕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대한항공은 지속 가능하고 존경받는 항공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오랜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탁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ATW 올해의 항공사 선정을 토대로 글로벌 항공업계에서의 위상을 한층 더 공고히 할 것"이라며 "특히, 아시아나항공 인수·통합을 토대로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기업결합심사 절차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달 30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PMI) 계획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 PMI 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각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승인 이후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2월 터키 경쟁당국, 5월 태국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심의 종료를 통보받았으며 공정위를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경쟁당국의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
hyj@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