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면책 요구' 거절에…가상자산 거래소 빅4 빼고 문 닫나
  • 정소양 기자
  • 입력: 2021.07.05 13:41 / 수정: 2021.07.05 13:41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명계좌 발급 과정에서 은행권의 면책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업계는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줄폐업을 예상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명계좌 발급 과정에서 은행권의 면책요구를 거부한 가운데 업계는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줄폐업을 예상하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은행권 "신규 거래소 제휴 리스크 커"…중소 거래소 줄폐업 위기[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실명계좌 발급 과정에서 은행권의 면책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기존 실명계좌를 발급받은 4대 가상자산거래소를 제외하고 은행 실명계좌 발급을 받지 못한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무더기 폐업'이 현실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은행권의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 관련 면책기준 마련 요구에 대해 "아예 생각도 안 했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은성수 위원장은 "우리나라 당국이 면책한다고 해도 미국 금융당국이 벌금을 내야 한다고 하면 괜찮겠느냐. 글로벌한 생각이 없고 자금세탁에 무지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일부 시중은행과 은행연합회 등은 금융위원회와 유관기관들이 꾸린 가상자산 사업자 관련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면서 거래소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 후 은행의 책임 논란을 피하기 위한 면책기준 필요성을 당국에 전달한 바 있다. 실명계좌 발급을 위한 은행의 실사 및 검증 과정에서 은행의 과실이나 책임 사유가 없다면 향후 거래소 사고와 관련해 은행의 책임을 묻지 않는 면책기준을 만들어 달라고 당국에 요청한 것이다.

특금법상 가상자산 사업자는 실명계좌,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갖춰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영업할 수 있다. /남용희 기자
특금법상 가상자산 사업자는 실명계좌,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갖춰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영업할 수 있다. /남용희 기자

사실상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면책요구를 거절하면서 기존 대형 거래소 4곳(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을 뺀 나머지 수십 개 거래소가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받아 9월까지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신고를 마칠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특금법상 가상자산 사업자는 실명계좌,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 등 요건을 갖춰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해야 영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4대 거래소를 제외하곤 검증 기회마저 얻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실명계좌 발급 권한을 갖고 있는 은행들이 만일의 금융사고 책임에 대한 부담 탓에 새로 계좌를 열어주기 부담스러운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를 맺고 있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거래소 외에는 제휴를 맺을 것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은행권의 '면책 요구'를 금융당국 측에서 반려하면서 은행이 부담스러운 입장에 놓인 것은 사실이다. 신규 거래소와의 제휴는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 역시 "현실적으로 중소 거래소의 경우 문을 닫는 곳이 많을 것"이라며 "거래소들이 요건을 갖추더라도 은행이 검증조차 해주지 않는다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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