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며 1일 출범한 '통합법인 GS리테일'의 수장 허연수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남혐논란' 등으로 불거진 불매운동 파고를 어떻게 돌파할지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더팩트 DB |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윤정원·문수연·최수진·정소양·이민주·한예주·박경현 기자·최승현 인턴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통합법인 신한라이프 출범…생보 업계 지각변동 예고
[더팩트 | 정리=서재근 기자] -올해 유통업계는 '젠더 이슈'로 떠들썩했는데요. 그 중심에 섰던 GS리테일이 지난 1일 통합법인으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오는 2025년까지 연간 거래액 25조 원 달성이라는 '통 큰' 목표를 제시한 통합법인 GS리테일이지만, 남혐 논란과 파오차이 논란 여파가 여전한 만큼 난항이 예상된다는 우려섞인 반응도 나오고 있죠.
-또 다른 논란의 주인공이죠. '불가리스 사태'로 홍역을 치른 남양유업은 과거 경쟁사 매일유업을 비방한 행동에 사과하며 전과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금융가에서는 IPO '대어(大魚)' 카카오뱅크의 예상보다 낮은 공모가에 이목이 쏠렸는데요. '공모가 거품' 논란 속에 카카오뱅크의 '몸값'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 출범 소식도 들려왔는데요. 단숨에 생보업계 4위로 도약한 통합법인이 신한금융그룹의 '효자'가 될 수 있을까요?
통합법인 GS리테일은 1일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넥스트 푸디콘' 상품을 자사 전 채널을 통해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GS25발 남혐·갑질 논란이 통합법인 출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
◆ 통합법인 GS리테일 '1호 마케팅', 불매 운동에 발목 잡히나
-유통업계에서는 '초대형 커머스 기업'이 탄생했죠. GS리테일이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한 '통합법인 GS리테일'이 새 출발을 시작했습니다.
-맞습니다. 통합법인 GS리테일은 지난 1일 출범을 알렸는데요.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에 강점을 가진 GS홈쇼핑의 결합을 통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입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더해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도 합병 추진에 영향을 줬다고 들었습니다.
-네, 코로나19로 인해 유통업계에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했는데요. 온라인 쇼핑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간편결제, 영상 기술, 네트워크 기술 진화 등이 맞물리면서 온·오프라인 통합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양사의 시너지 전략은 무엇인가요?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은 1일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양사는 각 업태별 1위에 만족하지 않고 전체 커머스 시장에서 최고로 도약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 GS리테일이 명실상부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대장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면서 크게 네 가지를 꼽았습니다. △통합 고객 △옴니채널 △상품 커버리지 확대 △물류 통합 및 투자인데요. 현재 300만 명 수준인 충성 고객을 500만 명으로 확대하는 한편 콜드체인망과 물류센터 등 택배망과 전국 편의점과 슈퍼 점포를 전진기지로 삼아 물류 업계 탑티어(최상급)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입니다.
-그렇군요. 통합법인 출범 이후 첫 행보가 기대되는데요.
-GS리테일은 통합법인 출범 첫날인 1일 곧바로 통합 마케팅 전개에 나섰습니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넥스트 푸디콘'을 통해 탄생한 상품을 GS리테일 전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을 통해 일 평균 600만 명 이상 고객에게 선보이겠다고 나섰습니다.
-1일부터 스타트업이 개발한 '솔직단백에너지바' 등 3종을 편의점 GS25에서 판매하기로 했으며, 이달 중순부터는 GS수퍼마켓 등 다른 채널에서도 상품을 판매할 예정입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석 달째 이어지는 'GS25 불매운동'에 발목을 잡히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GS25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질 않는데요. 일명 '남혐 논란'부터 '파오차이 논란'까지, 소비자들은 GS25를 넘어 GS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룹의 이미지는 곤두박질 치는 모양새입니다.
-이 때문인지 넥스트 푸디콘 상품에 대한 반응도 좋지만은 않습니다. 한 누리꾼은 관련 상품 출시 기사에 "GS25를 여전히 불매하고 있다"(lsg****)는 댓글을 남기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전히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GS25 불매운동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고요. 한 GS25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젊은층에서 구매 상품을 계산하려다 GS25 편의점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여기서 사면 안 되잖아' 하면서 그냥 나가버리는 경우도 있었다"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고 합니다.
-GS25발 남혐·갑질 논란이 통합법인 출범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맞아떨어진 분위기네요. 논란에 대한 GS리테일의 적극적인 대응과 책임감 있는 태도만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혀연수 부회장이 과연 이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지, 그의 리더십이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라이프 본사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가운데)과 성대규 사장(오른쪽에서 여섯 번째), 그리고 신입사원을 포함한 임직원 대표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한라이프 제공 |
◆ '닻 올린' 신한라이프...신한금융 효자 될까
-이번에는 금융권 소식을 들어볼까요. 지난 1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법인인 신한라이프가 공식 출범했죠.
-네 그렇습니다. 지난 2019년 2월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이후부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약 2년 반 동안 통합 작업을 진행해왔는데요. 이렇게 탄생한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71조 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생보업계 4위권 수준의 회사로 도약했습니다.
-앞으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고객들은 신한라이프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보험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겠군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직접 출범식 참석해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데요.
-그렇습니다. 조용병 회장은 그동안 오렌지라이프 인수 후 통합까지 직접 챙기는 등 큰 관심을 쏟아왔습니다. 비은행 부문 키우기가 국내 금융그룹들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만큼 앞으로 신한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 차원에서 볼 때 신한라이프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에 따라 금융지주의 실적이 달라지는 상황이죠. KB금융에게 '리딩금융' 자리를 내어준 것을 재탈환하기 위해서는 신한라이프가 든든한 수익원으로 자리 잡아야겠군요.
-전망은 어떤가요?
-업계는 신한라이프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주력 상품과 영업망 등이 겹치지 않아 경쟁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때문인데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모두 1분기 당기순이익을 각각 728억 원, 1077억 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83.6%, 81% 증가했습니다.
-통합 후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그룹 전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네요. 신한금융그룹이 KB금융그룹과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신한라이프가 신한금융의 '효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