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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노조 "졸속매각 규탄…이대현 KDB 대표 사퇴하라"
입력: 2021.07.02 16:15 / 수정: 2021.07.02 16:15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2일 서울 중구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사측의 졸속매각에 대응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을 열고 규탄 시위를 벌였다. /최승현 인턴기자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2일 서울 중구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사측의 졸속매각에 대응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출정식을 열고 규탄 시위를 벌였다. /최승현 인턴기자

KDB인베스트먼트 "노조 포함 모든 이해관계자 얘기에 경청할 것"

[더팩트ㅣ을지로=최승현 인턴기자] "대우건설 임직원 생존권 위협하는 이대현 대표는 사퇴하라."

대우건설 노동조합은 2일 서울 중구 대우건설 본사 앞에서 사측의 졸속매각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날 대우건설 매각에 대응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심상철 전국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 위원장은 삭발식을 진행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회사 대주주인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경영 실패와 자진 사퇴를 주장했다. 이외에도 △대우건설의 자율경영체제 보장 △투명한 매각 절차 진행 △노조와의 협의기구 구성 등의 요구안을 제시했다.

심 위원장은 "KDB인베스트먼트가 초단기간 만에 본입찰을 강행하는 등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비상식적인 행보를 자행했다. 게다가 이미 본입찰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중흥건설을 위해 재입찰을 진행한다고 하니 이는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한 밀실·특혜매각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KDB인베스트먼트가 금번 초유의 사태를 통해 한 나라의 국책은행이 얼마만큼 졸속 매각을 자행할 수 있는지 전 세계적으로 알리고 싶은 것인지 의문"이라며 "이번 매각은 국가 자산을 매각하는 정책금융기관이 본인들의 이익만을 위해 전 국민을 기만하고 대우건설 임직원들을 사지로 몰아넣는 파렴치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심상철 전국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 위원장이 삭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승현 인턴기자
심상철 전국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 위원장이 삭발을 진행하고 있다. /최승현 인턴기자

노조 측이 더욱 혼란스러운 건 대우건설 매각 상황이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은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 2파전으로 좁혀졌다. 이때 중흥건설(2조3000억 원)이 DS네트웍스 컨소시엄(1조8000억 원)보다 5000억 원이 높은 입찰가를 제시했고, 중흥건설이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중흥건설이 입찰가 차이가 심하다는 이유로 KDB인베스트먼트 측에 입찰가 재산정을 요구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요구안을 수용하면서 대우건설 인수전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대우건설 노조가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5년째 임금이 동결되고 국책은행에 묶여 있는 지금의 상황보다는 다른 회사에 매각되는 것이 더 낫다는 견해다. 다만 KDB인베스트먼트 측이 내부 구성원과의 협의가 부족하다는 점, 매각 과정이 재입찰 문제가 불거지는 등 매끄럽지 않다는 점 등이 불만 사항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군다나 경영진 측이 임직원들의 임금 인상을 빌미로 매각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심 위원장은 "대우건설은 현재 동종업계 대비 20%에 육박하는 임금 격차가 있고 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상당한 임금 인상이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경영진 측은 지금 진행되는 매각에 노조가 협조하지 않으면 올해 임금 인상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회사에 매각되든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다. 대우건설은 5년 연속 임금을 동결했고 지난달에는 임직원 등이 30명 넘게 이직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회사의 새로운 주인을 만나서 살길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과정이 대우건설 임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올바른 과정이 돼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DB인베스트먼트 측은 노조를 포함한 대우건설의 모든 이해관계자의 얘기는 경청하고 귀 기울일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최승현 인턴기자
KDB인베스트먼트 측은 "노조를 포함한 대우건설의 모든 이해관계자의 얘기는 경청하고 귀 기울일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최승현 인턴기자

대우건설 내부에선 인수 유력 후보인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 모두 선호하지 않는 분위기다. 우선 중흥건설은 대우건설보다 몸집이 작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대우건설은 6위이지만, 중흥토건은 15위, 중흥건설은 35위에 그친다. 일각에선 중흥건설은 호남 지역과 주택사업이 기반이고 대우건설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에 능해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노조 측은 "일부 임직원들이 중흥건설의 인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만약 국내 주택사업에 강점을 보이는 중흥건설이 인수하게 되면 지금 업황이 좋지 않은 토목과 플랜트 사업 쪽으로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크다"고 설명했다.

DS네트웍스 컨소시엄 역시 노조 측에선 달갑지 않다. DS네트웍스는 건설사도 아닌 부동산 시행사일뿐더러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와 투자전문회사 IPM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탓이다. 사모펀드는 자산을 투자·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로, 기업을 투기 목적으로 운영할 가능성이 크다. 사모펀드가 인수할 경우 대우건설의 몸집을 키운 후 또다시 매각할 가능성이 짙어지는 셈이다.

이와 관련, KD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노조를 포함한 대우건설의 모든 이해관계자의 얘기는 경청하고 귀 기울일 것이다. 다만 노조가 주장하는 임금 협상 문제 등은 대주주 측이 관여할 사안은 아니고 경영진 측에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론 보도에서 나온 것처럼 오늘 진행되는 매각 절차가 재입찰의 개념은 아니다. 인수합병 관행의 문제로 이해돼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sh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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