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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5년 동안 30조 투자…탄소에서 그린으로 정체성 바꾼다"
입력: 2021.07.01 11:45 / 수정: 2021.07.01 11:45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중장기 핵심 사업 비전 및 친환경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중장기 핵심 사업 비전 및 친환경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서 혁신 전략 발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SK이노베이션이 탄소 사업에서 그린 중심 사업으로 회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전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를 개최했다.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는 지난 2017년 혁신 방향 제시, 2019년 혁신 실행 전략 발표에 이은 세 번째 행사로, 혁신 완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자리로 구성됐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친환경 산업 핵심인 배터리 사업 '1테라와트+α' 수주 역량에 기반해 그린 사업을 새 성장축으로 미래 전략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탄소→그린' 사업 중심축 전면 이동

이날 SK이노베이션이 밝힌 파이낸셜 스토리의 핵심은 탄소 중심의 사업 구조를 그린 중심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것이다.

전략은 △배터리를 중심으로 분리막, 폐배터리 리사이클 등 그린 포트폴리오 강화 △기존 사업을 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 △온실가스 배출 제로인 넷 제로 조기 달성 등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 분리막 '글로벌 1위' 도전

이날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배터리 수주 잔고가 '1테라와트+α'에 달한다고 공개했다.

그동안 1테라와트 이상을 수주한 곳은 글로벌 상위 두 개사 정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이날 발표에 따라 SK 배터리 사업 목표는 글로벌 톱3에서 글로벌 톱을 향할 수 있게 됐다.

1테라와트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겠다고 밝혔던 2017년 5월 당시의 60GWh보다 약 17배 늘어난 것으로, 약 130조 원 이상이다. 진행 중인 수주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수주 잔고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 배터리 사업 지동섭 대표는 "내년 말에는 월 판매량에서도 세계 3위로 올라설 것"이라며 "SK는 가장 안전하고, 가장 빠르게 충전하고, 가장 오래 쓸 수 있는 배터리를 추구하고 있으며, 특히 안전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생산 규모도 크게 늘어난다. 지동섭 대표는 "현재 40GWh 수준에서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EBITDA 기준 올해 흑자를 달성하고 2023년 1조 원, 2025년 2조5000억 원까지 각각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의 핵심 소재 리튬이온전지분리막(LiBS) 사업 자회사 상장 성공을 계기로, 현 14억㎡인 LiBS 생산 규모를 2023년 21억㎡로 키운 뒤, 전기차 산업의 본격 성장이 예상되는 2025년에 현재의 3배인 40억㎡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분리막 시장에서 세계 1위의 기업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준 총괄사장은 "올해 기준 3000억 원 수준인 분리막 사업의 EBITDA를 2025년 1조4000억 원까지 키워 이 사업에서만 '조 원 단위 EBITDA' 시대를 만들어 그린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육성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축적된 정유공장 운영 기술을 바탕으로 수산화 리튬 회수 기술을 자체 개발해 54건의 특허를 출원해 놓은 상태다. 이를 활용하면 최초 리튬 채굴시 발생하는 탄소를 40~70%까지 줄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내년 중 시험생산을 시작해 2024년 국내외에서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연간 30GWh의 배터리를 재활용해 이 사업에서만 약 3000억 원의 EBITDA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밖에도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 로봇 등으로 배터리 적용 영역을 확장하는 동시에 배터리를 기반으로 하는 신규사업도 개발해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배터리 생애주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플랫폼 사업도 있다.

◆ 폐플라스틱 100% 재활용

이날 김준 총괄사장은 "SK이노베이션의 그린 전략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화석연료 사용에 대한 어떤 흔적도 남기지 않는 것"이라며 "SK종합화학이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에 해당하는 물량을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완성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학 사업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중심으로 '폐플라스틱으로 다시 석유를 만드는 도시 유전' 사업 모델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렇게 탄생한 원료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이른바 리사이클 기반 화학 사업 회사로 완전히 탈바꿈하기로 했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플라스틱은 유리, 강철 등에 비해 생산 과정에서는 친환경적이지만, 리사이클 비율이 낮은 것이 문제"라며 "재활용과 친환경 소재기업으로서 플라스틱 이슈를 위기가 아닌 성장 기회로 삼아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종합화학은 그동안 자체 개발한 기술과 글로벌 M&A 등으로 확보한 역량을 기반으로 2027년 기준 △국내외 생산하는 플라스틱 100%인 연간 250만톤 이상 재활용 △사용량 저감 및 재활용 가능 친환경 제품 비중 100% 달성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나경수 사장은 "SK종합화학은 2025년 그린 사업으로만 EBITDA 기준 6000억 원 이상을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라며 "전체 1조1100억 원 중 절반을 넘겨 기존 사업을 앞서갈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 사업은 원유정제, 트레이딩 및 석유개발(E&P) 영역 등에서 탄소발생 최소화를 중심으로 운영 체질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또한, 모든 사업장을 저(低)·탈(脫) 탄소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운영최적화, 수요감소가 예상되는 수송용 연료 생산을 감축하는 대신 석유화학 제품 생산 증대, 탄소 포집·저장 기술 개발, 바이오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방식들을 동시에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석유 사업이 보유한 주유소와 고객들을 '그린 플랫폼' 개념으로 전환해 친환경 전기와 수소를 생산·판매하는 에너지 솔루션 사업과 친환경차 대상 구독 모델 도입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준 총괄사장과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등 계열사 대표들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준 총괄사장과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 등 계열사 대표들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2050년 이전 탄소 순배출 제로 목표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온실가스 넷 제로를 2050년 이전에 달성한다는 목표도 밝혔다. 이는 ESG에 대한 진정성과 책임감을 상징하는 핵심 전략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 기업 최초로 Scope 1, 2, 3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 감축 목표를 구체적 제시하고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가 2050년 이전에 넷 제로를 달성(배터리·분리막은 2035년)하며 △단순한 석유화학사업의 매각 방식이 아닌 실질적인 친환경 투자를 통해 넷 제로를 달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중심 공정개선, 저탄소 제품 전환 및 탄소 포집 등 감축 기술 개발을 강력히 실행해나가기로 했다.

김종훈 이사회 의장은 "넷 제로 추진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회사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를 CEO의 평가 및 보상과 직접 연계하기로 했다"며 "이는 SK이노베이션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사회 중심 거버넌스 확보

SK이노베이션은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를 위한 거버넌스 개선안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핵심은 이사회의 △CEO 평가·보상·승계 등에 대한 의사결정권 보유 △이사회 모든 안건에 대한 ESG 리스크 사전 검토 의무화 △글로벌 컴플라이언스와 사업 리스크의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등이다.

우선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해 ESG 전략 방향성 검토 및 성과를 모니터링하고,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모든 안건에 대해 ESG 관점의 리스크를 사전 검토하는 절차를 만들었다. 넷 제로 추진뿐만 아니라, 유망 사업 개발·투자, 중장기 전략 실행 등 이사회가 ESG 경영을 실질적으로 주도한다는 의미다.

또한, 이사회가 국내 및 글로벌 컴플라이언스·리스크 관리 체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CEO 직속으로 있던 감사실을 감사위원회 산하로 재배치했다.

◆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 지주사로 기업가치 제고

이날 SK이노베이션은 'SK이노베이션 자체 비전'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김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지주회사 역할에 중점을 둬 그린 영역에서의 연구개발(R&D)과 새로운 사업개발 및 M&A 등을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분리막 사업을 발굴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사업부 형태인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 사업에 대해선 "포트폴리오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각각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준 사장은 "ESG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사회,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파이낸셜 스토리를 완성할 것"이라며 "그린 중심 성장을 위해 2025년까지 지난 5년간 투자의 두 배가 넘는 총 30조 원을 집중 투자할 방침이며, 그 결과로 현재 30% 수준인 그린 자산 비중을 70%까지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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