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품은 한앤컴퍼니, 대우건설 인수전에도…가능성은?
  • 윤정원 기자
  • 입력: 2021.06.09 10:32 / 수정: 2021.06.09 16:50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앤컴퍼니 제공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앤컴퍼니 제공

케이카 IPO·한온시스템 매각 진행 중[더팩트|윤정원 기자] 최근 남양유업을 인수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케이카 기업공개(IPO) 및 한온시스템 인수합병(M&A) 등 엑시트(자금 회수)에 맞물려 쌍용E&C를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일지만, 이와 관련해서 한앤컴퍼니 측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됐다. /문수연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됐다. /문수연 기자

◆ 남양유업 이어 대우건설까지?…노조 반대 이겨내야

남양유업은 지난달 27일 최대주주인 홍원식 외 2명이 남양유업 보유주식 전부를 매각가 3107억 원에 한앤컴퍼니로 양도하는 주식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지분 53.08%를 모두 넘기는 구조다. 대금 지급 시기는 당사자들이 합의할 수 있지만 8월 31일을 넘기지 못하도록 했다. 최대 주주는 대금 지급 시점에 변경된다.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는 한상원 대표이사 사장이 2010년 설립한 국내 기업 투자 전문 사모펀드다. 한상원 대표이사는 모건스탠리에서 프라이빗에쿼티(Private Equity·PE) 한국 대표와 아시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낸 인물로, 신세계그룹에 매각되기 전 조선호텔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한동수 씨의 아들이다. 방상훈 조선일보 대표의 장녀 방경원 씨와 결혼해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남양유업을 안은 한앤컴퍼니는 대우건설 인수전에도 관심을 보이는 모양새다. 현재 시장에서 대우건설 인수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되는 곳은 중흥그룹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 글로벌 국부펀드인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투자청(ADIA), 중국 건설사인 중국공정총공사, 그리고 한앤컴퍼니 등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동조합 측에서는 단기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의 인수 참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한앤컴퍼니가 대우건설을 인수할 확률은 높지 않다고 업계 안팎에서는 평가한다.

쌍용C&E 측은 폐기물 매립장 허가 후 한앤컴퍼니에서 지분을 처분한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쌍용C&E 제공
쌍용C&E 측은 "폐기물 매립장 허가 후 한앤컴퍼니에서 지분을 처분한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쌍용C&E 제공

◆ 쌍용C&E 매각 가능성 대두···"사실무근"

한앤컴퍼니가 대우건설을 인수할 가능성이 낮다고 점쳐지는 데는 최근 잡음이 빚어지고 있는 쌍용C&E(前 쌍용양회) 사례 탓도 없지 않아 보인다. 한앤컴퍼니가 구성한 사모펀드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지난 2016년 4월 쌍용C&E 지분 77.44%를 인수한 바 있다. 한앤컴퍼니는 이후 쌍용E&C 생산혁신 설비에 2000억 원 이상을 투자하는 등 5년 넘는 기간동안 기업 경쟁력 확보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쌍용C&E가 강원 영월군에 짓겠다는 산업폐기물 매립장 허가가 떨어지면 한앤컴퍼니가 지분을 높은 가격에 처분하고 이른바 '먹튀'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근래 쌍용C&E가 1700억 원을 들여 영월공장 폐광산 부지에 16년동안 560만톤 규모의 폐기물 매립장을 추진하자 영월은 물론 인접 제천, 단양, 충주와 수도권 한강수계 지역에서 수질오염 등 환경 피해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쌍용C&E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쌍용C&E 측은 "폐기물 매립장 허가 후 한앤컴퍼니에서 지분을 처분한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이 같은 일부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는 허위 사실이므로, 형사 고발 등 법적조치를 포함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케이카는 지난 4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더팩트 DB
케이카는 지난 4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더팩트 DB

◆ 케이카 IPO·한온시스템 매각 진행

다만 근래 한앤컴퍼니가 엑시트(자금 회수)에 시동을 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2년간 포트폴리오 확보와 리파이낸싱(재융자)에 집중하던 한앤컴퍼니가 본격적인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2월 SK케미칼 바이오에너지사업 부문을 3825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대한항공 기내식·면세 사업부를 9906억 원에 사들였다. 남양유업 경영권 인수까지 보태면 총 1조7000억 원에 이르는 금액을 인수 자금으로 사용한 셈이다.

현재 한앤컴퍼니는 보유 중인 케이카 IPO와 더불어 한온시스템까지 M&A를 진행하고 있다. 케이카는 지난 4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케이카는 본래 SK그룹 중고차 브랜드 SK엔카로, 지난 2017년 한앤컴퍼니가 지분을 100% 사들이며 최대주주와 사명이 바뀌었다. 케이카의 지난해 매출은 1조3231억 원, 당기순이익은 241억 원이다. NH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증권회사 서울지점이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한앤컴퍼니는 자동차 공조 부품 제조사인 한온시스템 매각 작업에도 나선 상태다. 한앤컴퍼니는 지난달 한온시스템 매각에 관심을 보인 인수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를 발송했고, 오는 6월 말 예비입찰을 받을 예정이다. 매각대상은 2014년 12일 한앤컴퍼니가 인수한 한온시스템 지분 50.5%,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그룹이 가진 19.49% 등 69.99%다.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9일 기준)은 9조2614억 원으로, 매각 대상 지분은 단순 계산으로도 6조4820억 원에 달한다.

한앤컴퍼니에서는 케이카 IPO, 한온시스템 매각이 이뤄지는 것은 맞지만 해당 사안은 쌍용E&C 처분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앤컴퍼티 측은 최근 엑시트 기조와 관련해 "쌍용E&C 지분 처분 계획은 없다"라고 답변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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