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국가 발전을 위한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을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대한상의 제공 |
최태원 회장 "몇몇 사람 아닌 국민 목소리 듣겠다"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취임 후 첫 실험에 나선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리스크 극복 방안 등 국가 발전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시행, 효율적이고 현실성 있는 해법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최태원 회장은 7일 오후 서울시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경제가 상당이 위축되고 국민들이 고통받는 상황에서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고, 민간 활력을 이용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해봤다"라며 "경제활력 회복 방법을 몇몇 사람의 머리로만 고민하는 것보다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공모전을 통해 집단지성을 활용한다면 좀 더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국가발전 프로젝트 공모전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진행하는 공모전이라 어떤 효과가 있을지 미리 짐작하기는 어렵지만,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이렇게 모여진 아이디어들이 경제회복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해진다면 그 속도와 체감은 남다른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모전은 '소통으로 국가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아울러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금춘수 한화 부회장, 박지원 두산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이사, 정기옥 LSC푸드 회장 등 17명의 상공회의소 회장단은 '민간 주도의 건강하고 다양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번 공모전을 함께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가 추진하는 '국가발전 아이디어 공모' 프로젝트와 관련해 정혁 서울대 교수는 "기업의 역할이 단순 '생산자'에서 자본과 노동, 아이디어와 생산을 잇는 '사회경제적 연결 주체'로 바뀌고 있다"며 "상의가 기업가만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투자자, 노동자, 정부, 국회까지 연결과 소통의 장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면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간주도의 공모전은 이러한 이니셔티브의 핵심 사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발전 프로젝트 1차 공모전 마감기한은 오는 9월 24일까지며 응모를 원하는 국민 또는 기업 구성원은 A4 용지 1~2장 분량이나 영상을 통해 제안 이유, 사업 개요, 기대 교과 등을 간단하게 작성해 공모전 홈페이지로 제출하면 된다. /대한상의 제공 |
실제로 독일의 경우 코로나 해법을 모으기 위한 해커톤을 개최해 2만8000여 명에 달하는 국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민간 주도의 비대면 교육 플랫폼'으로 코로나로 인한 공교육 공백을 메우고, '코로나 트라우마 진료 플랫폼'으로 국민 건강권 증진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미국 역시 아이디어 공모 플랫폼을 통해 기득권 갈등에 정체된 난제를 민간의 아이디어로 해결한 바 있다.
이번 공모전은 일 년에 한 번씩 이뤄질 예정으로 대상에는 1억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외에도 최우수 3명(각 3000만 원), 우수상 3명(각 1000만 원), 입선 3명(각 300만 원) 등 모두 2억29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응모를 원하는 국민 또는 기업 구성원은 A4 용지 1~2장 분량이나 영상을 통해 제안 이유, 사업 개요, 기대 효과 등을 간단하게 작성해 공모전 홈페이지로 제출하면 된다. 1차 공모전 마감기한은 오는 9월 24일이다.
선정 절차도 눈여겨 볼만하다. 상의 외부 자문단이 1단계 서류 심사를 하고, 기업인들이 2단계 최고경영자(CEO) 멘토링을 한다. 실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팀, 김범수 카카오 의장팀,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팀이 부회장을 맡고 있다. 3단계 오디션은 기업인 멘토링을 거친 10여 개 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10여 명의 다양한 심사위원(기업인, 교수, 컨설팅 대표, 유명 쉐프, 소통 전문가 등)과 국민들이 10개팀의 순위를 결정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국가적 의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지, 민간에서 주도적으로 해결 가능한지 등 △목적 부합성 △민간주도 가능성 △파급성 △혁신성 △실행 가능성이 높은 사업 아이디어에 높은 점수가 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국가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PRE 오디션도 시행할 계획이다. 7월 중순까지 기업 부문 응모작을 모아 사전 오디션을 진행하고, 해당 부문에서 수상한 아이디어는 9월 말까지 접수 예정인 대학 및 일반부 수상 아이디어와 겨뤄 11월 말 최종 대상을 가린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대한상의를 비롯한 기업계가 국가 발전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수상작 선정이 이뤄지면, 올해 말부터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