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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는' 테슬라…현대차·기아, 美·中서 추격 불씨 지피나
입력: 2021.06.05 00:00 / 수정: 2021.06.05 00:17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미국 시장에서 각각 9만17대, 8만298대씩을 판매, 3개월 연속 월간 최다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더팩트 DB, 기아 제공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5월 한 달 동안 미국 시장에서 각각 9만17대, 8만298대씩을 판매, 3개월 연속 월간 최다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더팩트 DB, 기아 제공

현대차·기아 "글로벌 주요 시장서 경쟁력 갖춘 EV 꾸준히 출시할 것"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현대차)·기아가 최근 부진에 빠진 전기차 업계 1위 테슬라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가 유럽에 이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 주춤하는 사이 글로벌 주요 무대에서 전기차 현지 생산 및 라인업 확장에 초점을 맞춘 중장기 전략을 앞세워 추격을 위한 고삐를 당기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중국 시장 내 판매량이 최근 두 달 새 두자릿수대 감소율을 보인 데 이어 부품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회사 주가마저 뒷걸음질 치고 있다.

미국의 테크기업 전문 매체 '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5월 주문량은 9800여 대로 전월(1만8000여 대) 대비 절반가량 줄었다. 최근 잇달아 불거진 안전성 문제가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에서 테슬라 모델3 차량의 충전을 마친 운전자가 15분여 동안 차 안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테슬라 측은 자체 현장 조사를 벌였고, SNS 공식 계정을 통해 현장 자체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이 차량 내부의 12 볼트 배터리의 축전 능력이 떨어져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미흡한 대처에 대해 사과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달 초에는 제품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 소식까지 전해졌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테슬라는 2018년부터 2020년 제작된 '모델3'와 2019년부터 올해 생산된 '모델Y' 가운데 7600여 대를 대상으로 리콜에 나선다.

테슬라는 중국 시장 내 판매량이 최근 두 달 새 두자릿수대 감소율을 보인 데 이어 부품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 사태까지 겹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더팩트 DB
테슬라는 중국 시장 내 판매량이 최근 두 달 새 두자릿수대 감소율을 보인 데 이어 부품 결함에 따른 대규모 리콜 사태까지 겹치면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더팩트 DB

잇단 악재에 전기차 시장 점유율과 회사 주가 역시 연일 내리막 곡선을 그리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댄 레비 크레디트스위트에 따르면 테슬라의 전기차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 3월 29%에서 4월 11%로 낮아졌다. 테슬라 주가 역시 3일(현지시간) 기준 뉴욕 증시에서 전날 종가 대비 5.33% 내린 572.8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장중 한때 주당 900달러를 넘어섰던 지난 1월과 비교하면 5개월여 만에 30% 이상 급락한 것이다.

반면,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기상도는 그 어느 때보다 맑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각각 9만17대, 8만298대씩을 판매하며 3개월 연속 월간 최다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양사의 시장 점유율 역시 11%(현대차 5.9%, 기아 5.1%)로 늘었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친환경차 시장을 중심으로 추진하는 전동화 전략을 두고도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4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현대차와 기아가 제시한 전동화 전략과 관련해 "경쟁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미국 현지에서 현대차의 최초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기아의 'EV6' 등 양사 전기차 모델 생산 및 생산 설비 확충 등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8조 원가량을 투자한다.

현대차의 경우 내년 전기차 첫 생산을 시작할 예정으로 현지 시장 상황과 미국의 친환경차 정책 등을 검토해 생산설비 확충 등 단계적으로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4월 열린 2021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서 브랜드 최초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를 각각 공개하며 현지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더팩트 DB, 현대차 제공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4월 열린 '2021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서 브랜드 최초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를 각각 공개하며 현지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더팩트 DB, 현대차 제공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도 진행형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온라인 채널을 통해 중국 전략 발표회 '라이징 어게인, 포 차이나'를 열고, 내년부터 매년 전용 전기차 모델을 중국 시장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30년까지 현대차와 기아 통틀어 모두 21개의 전동화 라인업을 구축해 현지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현대차·기아는 같은 달 열린 '2021 상하이 국제 모터쇼'에서도 '아이오닉 5'와 'EV6'를 최초 공개하며 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냈다. 리홍펑 현대차·기아 브랜드 및 판매 부문 총괄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첨단기술로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현대차 최초 전용 전기차를 중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자리라 뜻 깊다"며 "이날 선보인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중국에서의 전기차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중국 현지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고급차 시장의 핵심 고객인 젊은 세대를 공략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론칭했다. 업계에서는 제네시스가 현대차, 기아와 마찬가지로 이달 대형 세단 'G80'의 전동화 버전을 시작으로 전동화 전략에 시동을 거는 만큼 현지 고급차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동화 시대를 맞아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아이오닉5와 EV6를 비롯해 경쟁력을 갖춘 차량을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전동화 시장 리더십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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