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오는 21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을 'SK에코플랜트'로 변경할 예정이다. /더팩트 DB |
전체 매출서 주택 부문 비중 30% 이하…"축소 계획 없다"
[더팩트|이재빈 기자]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인 SK건설의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명 변경을 통해 건설사라는 정체성을 희석시키고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인 만큼 추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면서다. 일각에서는 사명에서 건축과 관련된 단어가 사라지는 만큼 주택 부문을 축소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SK건설은 주택 등 기존 사업 부문은 유지하면서도 환경 관련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은 오는 21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본사 사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사명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다. 앞서 SK건설은 새 사명으로 'SK에코플랜트'와 'SK임팩트', 'SK서클러스' 중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 지주사와 협의를 거쳐왔다. 이 가운데 사명을 통해 플랜트 부문의 경쟁력을 홍보할 수 있으면서도 친환경 기업의 정체성을 표출할 수 있는 'SK에코플랜트'를 새 사명으로 채택했다.
SK건설은 사명 변경 이전에 이미 친환경 기업으로 변신하기 위한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약 1조 원을 들여 EMC홀딩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EMC홀딩스는 하·폐수 처리부터 폐기물 소각·매립까지 전 환경산업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 종합 환경플랫폼 기업이다. SK건설은 또 태양광과 풍력 등 신에너지 사업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새 사명에서 건설(Engineering & Construction)과 관련된 단어가 완전히 사라지는 만큼 SK건설이 주택 분야에서 힘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SK건설이 그간 다른 건설사와 달리 매출에서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었던 점도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또 이미 주택 부문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상황에서 신사업 부문의 매출이 증대될 경우 주택 부문의 중요성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SK건설의 전체 매출에서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넘긴 사례가 없다. 주택 부문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18년도 28.6%에 불과했고 2015년에는 13.5%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24.2%에 그쳤다. 통상 대형 건설사는 전체 매출에서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50% 이상이다.
반면 플랜트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항상 과반 이상을 기록해 왔다. 2012년에는 플랜트 부문의 비중이 72.2%를 기록했고 가장 낮았던 2018년에도 56.3%를 차지했다. 매출에서 플랜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과 2018년 두 해뿐이다. 지난해에는 62.5%를 기록했다.
다만 SK건설은 사명 변경 후에도 건축 부문 사업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친환경과 신에너지 사업을 강화하는 것이지 주택과 토목 분야에서 힘을 빼는 것은 아니다"며 "주택 부문도 조직개편을 통해 건축주택사업부에서 에코스페이스 부문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새 사명 SK에코플랜트 중 '에코'에 주택 부문이 포함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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