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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행진' 마친 쌍용차 노조의 호소…"정부가 정상화 도와달라"(영상)
입력: 2021.05.20 16:00 / 수정: 2021.05.20 16:00
쌍용차 조기 정상화를 위한 도보행진을 마친 쌍용차 노조 관계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쌍용차 조기 정상화를 위한 도보행진'을 마친 쌍용차 노조 관계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탄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성락 기자

'3박 4일 도보행진' 마치고 국회에 탄원서 제출

[더팩트ㅣ국회=이성락 기자·최승현 인턴기자] "노사 관계가 나빠서 쌍용자동차(쌍용차)가 어려워진 게 아니다. 어떤 기업보다 선진적인 노사 관계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쌍용차를 정부에서 지원해야 한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도착, 3박 4일간의 '쌍용차 조기 정상화를 위한 도보행진'을 마무리하며 이같이 말했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쌍용차의 경영상 어려움을 노조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에 대해 반박하는 동시에 '20만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정일권 위원장을 포함한 노조 관계자 8명은 지난 17일 본사가 있는 평택에서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이후 18일 수원 병점사거리를 거쳐 19일 안양 범계사거리를 통과했고, 서울 구로서비스센터에서 하루 머문 뒤 이날 오전 11시쯤 국회 앞에 도착했다. 이들이 국회를 종착지로 정한 이유는 여야 대표에게 쌍용차 전 직원 탄원서를 전달하기 위함으로, 탄원서에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직원이 총력을 다할 것이라는 회사 측 의지가 담겼다.

정일권 위원장은 탄원서 제출 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평택에서 출발해 국회까지 많은 국민을 만났다. 그분들의 응원과 충고를 간직하고 쌍용차를 정상화시켜 좋은 차로 국민에게 보답하고자 한다"며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전 직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일권 위원장은 쌍용차 내부적으로 이뤄진 '자구 노력'을 재차 언급했다. 정상화를 위한 지원이 이뤄진다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그는 "12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2000억 원 규모 비핵심자산 매각 등 고통 분담을 통해 쌍용차가 버틸 수 있었다"며 "또 협력업체 경영난 해소를 위해 올해 들어 임금 50% 지급을 유예하는 등 혹독한 자구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일권 위원장은 "물론 회사가 어려워진 것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며 추가적인 고통 분담에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쌍용차 조기 정상화를 위해선 회사가 계획했던 친환경차를 비롯해 미래차종들이 차질 없이 출시돼야 하는 만큼, 정부가 쌍용차에 대출 등을 지원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이 이날 탄원서 제출과 관련한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현 인턴기자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이 이날 탄원서 제출과 관련한 <더팩트>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현 인턴기자

정일권 위원장은 "직원을 잘라서 기업을 정상화한다는 주장은 잘못됐다. 2009년에 이미 2646명이 회사를 떠났으나 10년이 지난 후 또 이런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노동자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며 "현재 쌍용차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있는데, 추후 관련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정부도 신규 대출 등 자금 지원을 통해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평택갑)은 "국회 차원에서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의지를 모으고 있다"며 "지난 2009년과 지금의 가장 큰 차이는 노조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각오가 돼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조는 기자회견 후 국회 본관으로 이동해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를 만나 탄원서를 제출했다.

정일권 위원장은 국회에 탄원서를 제출한 후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먹튀 방지법'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쌍용차는 대주주가 외투 기업이었다. 그들이 투자 약속을 지키지 않고, 신차 개발도 더디게 하면서 회사가 더 어려워졌다고 본다"며 "국회 측에 '먹튀 방지법'을 발의해 제2, 제3의 쌍용차와 같은 피해 기업이 생겨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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