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은 오는 21일부터 외국인 등 비거주자의 비대면 채널을 통한 30일간 누적 해외 송금액이 1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 비대면 추가 송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이동률 기자 |
외국인 비대면 해외송금 제한 잇따라 강화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가상자산 투자 광풍이 불면서 '환치기(불법 외환거래)'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은행권이 해외송금 한도 제한, 직원 단속 등 대응에 분주한 모습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외국인 등의 해외송금 한도를 제한하고 있다. 가상자산의 환치기를 차단하기 위함이다.
KB국민은행은 오는 21일부터 외국인 등 비거주자의 비대면 채널을 통한 30일간 누적 해외 송금액이 1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 비대면 추가 송금을 제한하기로 했다. 비대면 채널에는 KB개인인터넷뱅킹, KB스타뱅킹, 리브 등이 포함된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해 5월부터 비대면 해외송금 한도를 이미 1일 1만 달러로 강화했지만 추가 조치에 나선 것이다.
NH농협은행도 지난 11일부터 외국인 또는 비거주자가 비대면 창구로 해외로 보낼 수 있는 송금액에 월간 1만 달러로 제한했다. 기존에 건당 1만 달러, 연간 5만 달러로 제한해 왔지만 이에 더해 월 단위의 해외 송금액 제한을 추가한 것이다.
신한은행도 지난달 28일부터 비대면 채널을 통해 해외송금시 월 1만 달러 제한을 신설했으며, 월간 누적 송금액이 1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 증빙서류 확인 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달 19일부터 비대면으로 중국에 송금할 수 있는 '은련퀵송금 다이렉트 해외송금'에 월 1만 달러 한도를 신설했다.
시중은행들은 해외송금 한도를 제한하고, 직원들에게는 투자 자제를 당부하는 등 가상자산 투자 관련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더팩트 DB |
특히 은행권은 가상자산 투자 관련 내부 직원 단속에도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최근 '가상통화·주식시장 과열에 따른 법규준수 유의사항 안내' 문서를 전 임직원에게 전달했다. 해당 문서에는 근무시간 중 업무에 충실하고, 사적 이익을 추구할 목적의 영리행위를 금지할 것, 업무수행 중 취득한 내부정보를 이용해 금융투자상품 매매를 금지할 것,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행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직원들에게 업무 시간 중 가상자산 투자 자제를 권고했으며, 우리은행도 '가상화폐 투자 관련 유의사항'이란 제목으로 내부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내용은 가상화폐 투자 관련 △업무시간 중 투자하는 행위, △과도한 대출 등을 통해 투자하는 행위 금지 등 투자자제 및 금지행위 준수를 전 직원에게 안내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을 금융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가상자산으로 인해 은행 내부적 문제가 생길 경우 부담일 수밖에 없다'면서 "가격 변동성이 심한 가상자산에 과도하게 투자하면 직무에 지장이 생길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