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395조 증발' 암호화폐 '폭락'…투자자들 등 돌릴까
  • 이민주 기자
  • 입력: 2021.05.20 00:00 / 수정: 2021.05.20 00:00
암호화폐 시장이 머스크 리스크 등의 잇단 악재로 가격 급락 위기를 맞았다. /남용희 기자
암호화폐 시장이 '머스크 리스크' 등의 잇단 악재로 '가격 급락' 위기를 맞았다. /남용희 기자

비트코인 '심리적 지지선' 4만 달러선 붕괴[더팩트|이민주 기자] 암호화폐로 대표되는 가상자산 시장이 위기를 맞이했다.

등락을 반복하던 암호화폐가 갑작스러운 겹악재로 급락하는 가운데 전문가들까지 장기적 하락세를 점치면서다. 이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에 대해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20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19일) 오후 10시 비트코인은 3만4687달러로 전일(24시간 전) 대비 21.43% 하락했다. 7일 전과 비교하면 38.38% 떨어졌다.

비트코인 '4만 달러 선'은 같은 날 오전 붕괴됐다. 1시 30분 기준 1비트코인 가격은 3만9856달러로 전일 대비 11.45% 떨어졌다. 비트코인 가격이 4만 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 1일 이후 처음이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비트코인 가격은 4718만 원으로 전일 대비 11.67% 하락했다.

이더리움과 도지코인 역시 하락세를 피할 수 없었다. 코인마켑캡에 따르면 19일 오후 10시 이더리움 가격은 2308.4달러로 전일 대비 32.73% 떨어졌다. 같은 기간 도지코인 역시 0.2447달러로 49.14% 급락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다수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한때 3500억 달러(395조 원) 이상 증발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7일 전 2조5000억 달러(2822조 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업계는 암호화폐 급락 원인을 '머스크 리스크'와 '중국발 경고장' 악재라고 분석한다.

중국은 이날 금융기관의 암호자산(암호화폐) 관련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전날(19일) 신랑망, 신화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인터넷금융협회(NIFA), 중국은행업협회(CBA), 중국지급청산협회는 공동성명을 내고 은행과 온라인 결제기업 등 금융기관이 암호자산의 거래, 청산, 결제 등 서비스를 고객에 제공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19일 금융기관 암호자산 관련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앞서 2017년에도 자국 내 가상거래소를 폐쇄해 시장 폭락을 야기했다. /남용희 기자
중국은 19일 금융기관 암호자산 관련 서비스 제공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앞서 2017년에도 자국 내 가상거래소를 폐쇄해 시장 폭락을 야기했다. /남용희 기자

이들은 "암호자산의 가격이 근래 급등, 급락을 반복하고 있다. 암호자산의 투기적인 거래가 재차 발생해 국민의 재산 안전을 현저히 해치고 정상적인 경제, 금융질서를 교란하고 있다"며 "암호자산이 실물자산 가치로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 가격을 쉽게 조작할 수 있기에 중국 법률로 암호자산의 거래를 보호받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2017년에도 자국 내 가상자산 거래소를 폐쇄하고 가상자산공개(ICO)를 중단시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폭락을 야기한 바 있다. 2018년 말 비트코인 값은 같은 해 1월 대비 80% 하락했다.

여기에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일명 '비트코인 때리기' 행보 역시 비트코인 시총을 주저앉혔다.

머스크는 지난 16일 테슬라의 비트코인 처분을 전망하는 게시글에 '인디드(Indeed·정말이다)라는 댓글을 달아 가상자산 시장의 급락을 초래했다. 테슬라가 보유한 비트코인 규모는 13억3100달러(1조440억 원)이다.

머스크 발언 이후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은 17일(현지시간) 4만2185달러까지 하락하며 2월 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 암호화폐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이다.

18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의 차트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최근 매도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에버코어ISS의 리치 로스는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4만4000~4만5000달러 수준에서 4만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 경우 현재 가격에서 10% 이상 추가 하락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마이클 퍼브스 톨배컨 캐피털 어드바이저 최고경영자(CEO) 역시 비트코인 매도 매물이 4만 달러 선에 대거 몰려있다며, 3만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 역시 "투자자들이 속해 있는 커뮤니티는 패닉에 빠졌다. 계속해서 뉴스를 확인하고 자신이 보유한 종목을 공유하며 매도를 해야 하는지 묻는 이들이 많다"며 "머스크 이슈에 중국 악재까지 겹치자 '더 늦기 전에 손절(loss cut)을 하더라도 팔아야 하나', '변동성이 적은 자산에 투자해야 하나' 등의 고민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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