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6일(현지시간) 공개한 올해 전반기 금융안정보고서(FSR)에서 주식시장 등에서의 자산 가격 상승이 금융시스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뉴시스

"일부 자산의 밸류에이션, 역사적 기준보다 부풀려져"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수준) 상승으로 인해 주식을 비롯한 자산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블룸버그·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6일(현지시간) 공개한 올해 전반기 금융안정보고서(FSR)에서 주식시장 등에서의 자산 가격 상승이 금융시스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연준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발간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 금융 시스템은 대체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식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가 차츰 감소할 경우 미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투자자들이 주식과 회사채, 암호화폐에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서는 등 공격적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s·스팩)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높은 자산 가격은 부분적으로 낮은 국채이자율을 반영한다"면서도 "이를 감안하더라도 일부 자산의 밸류에이션은 역사적인 기준보다 부풀려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환경에서 투자 심리가 줄어들 경우 자산 가격은 상당한 가격 하락에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상충된다. 파월 의장은 최근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밸류에이션은 정당하다"고 피력해 왔지만 보고서에서는 시장 심리가 바뀔 경우 자산 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했다. 이는 최근 급등한 증시와 기타 자산시장이 하락세로 급반전할 가능성 역시 연준이 시사한 것이다.

아울러 연준은 코로나19 팬더믹이 다시 시작돼 미국 경제 회복에 지장이 초래된다면 차입 비중이 높은 보험회사와 헤지펀드가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이 도래할 경우, 머니마켓펀드(MMF) 인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연준의 예상이다.

이날 보고서와 함께 성명을 낸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위험 감수 성향 증가와 관련된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시스템이 적절한 안전 장치를 갖췄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한 완충 장치로 경기 확장 기간 동안 은행에 필요자본량을 증가시키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헤지펀드 등 비은행 금융회사들의 위험을 시스템에 대한 잠재적인 위협으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다양한 자산 가치가 지난해 말 이미 오른 데에 이어 상승을 계속하고 있다"며 "확대된 밸류에이션과 매우 높은 수준의 기업 부채가 재평가를 증폭시킬 수 있어 계속해 주시 중이다"고 전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