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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각자 대표 체제에 노조 강력 반발…KDB인베 '골머리'
입력: 2021.04.28 00:00 / 수정: 2021.04.28 00:00
27일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대우건설이 지난 23일 발표한 각자 대표 체제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대우건설 사옥과 김형 사업대표(좌측), 정항기 관리대표. /더팩트 DB
27일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성명서를 내고 대우건설이 지난 23일 발표한 각자 대표 체제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대우건설 사옥과 김형 사업대표(좌측), 정항기 관리대표. /더팩트 DB

대우건설 매각 임박…"가격 맞으면 연내 매각도"

[더팩트|이재빈 기자] 산업은행이 KDB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대우건설 매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조합이 매각을 서두르는 KDB인베스트먼트가 대우건설에 도입한 각자 대표 체제 구상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각자 대표 체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건설기업노조 대우건설지부는 27일 성명서를 내고 지난 23일 사측이 발표한 각자 대표 체제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형적인 구조의 각자 대표 체제 도입은 대우건설의 발전이 아닌 매각만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23일 김형 대표이사를 사업대표로 재선임하고 정항기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관리대표로 신규 선임해 각자 대표 체제에 돌입한다는 구상안을 제시했다. 재무통인 정항기 CFO에게 관리 권한을 일임함으로써 매각에 박차를 가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정항기 CFO는 조달시스템 개선 및 현금중심 경영을 통해 대우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선 인물이다.

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각자 대표 체제는 경영을 이원화시켜 비싼 값에 매각하려는 것"이라며 "각자 대표가 정말 효과적인 경영체제라면 산은과 KDB인베스트먼트에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산은과 KDB인베스트먼트는 현장을 등한시하고 대우건설을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다"며 "결국 이들의 입맛대로 보고서를 작성하는지 여부가 경쟁력이 되면서 회사는 재무제표 수치 개선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노조는 오는 6월 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 전까지는 물론 향후에도 각자 대표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각자 대표 체제가 들어서도 KDB인베스트먼트의 경영 간섭에 문제를 제기하고 자주경영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또 대우건설을 사모펀드 등으로 매각하려 한다면 어떻게 해서든 이를 저지할 계획이다.

각자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 대우건설의 긴축 운영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더팩트 DB
각자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 대우건설의 긴축 운영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더팩트 DB

각자 대표 체제가 완성되면 긴축운영이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우건설 직원들은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의 관리를 받는 동안 임금이 계속해서 동결됐다. 최대주주가 단기 실적에 집중하면서다. 이 과정에서 인력 유출과 경쟁력 저하가 발생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전언이다. 정항기 CFO의 공동대표 취임이 매각을 염두에 둔 인선으로 풀이되는 만큼 이같은 인건비 옥죄기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성급한 매각이 대우건설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대우건설은 2006년 6조4000억 원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품에 안겼다. 하지만 금호그룹이 인수 금액의 87.5%에 달하는 5조6000억 원을 재무적 투자자를 통해 조달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갚아야 할 돈을 마련하지 못 하면서 금호그룹 계열사는 물론 대우건설의 자산도 매각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다. 서울시 중구 서울역 앞에 자리하고 있는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도 이 때 처분됐다.

오랜 기간 주인을 찾지 못하면서 대우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하락세다. 2006년부터 2008년까지 1위를 차지했던 대우건설의 시평 순위는 산업은행으로 재매각된 직후인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5위, 6위로 추락했다. 시평 순위는 이후 3~5위를 오갔으나 지난해에는 다시 6위로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KDB인베스트먼트의 무리한 구조조정과 긴축운영 기조 등이 대우건설의 시평순위를 하락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KD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복수 대표 체제를 운영하는 건설사나 기업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며 "대우건설 각자 대표 체제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재무적 투자자도 인수합병(M&A) 시장의 주요한 축인 만큼 이들을 완전히 배제하고 매각을 고려할 수는 없다"며 "인수 가격 등에서 딜 클로징이 가능한 곳이 나타나면 연내 매각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fueg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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