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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분쟁' 종지부…중국에 빼앗긴 입지 되찾을까
입력: 2021.04.12 00:00 / 수정: 2021.04.12 00:00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1일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배터리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더팩트 DB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1일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배터리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더팩트 DB

LG엔솔·SK이노, 11일 공동합의문 발표…합의금 2조 원·추가 쟁송 없어

[더팩트│최수진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약 2년간 지속해온 배터리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양사는 그간 제기된 'K-배터리 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10년간 추가 쟁송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에 밀려 좁아진 입지를 되찾고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 LG·SK, 713일 걸친 배터리 분쟁 마침표…추가 쟁송도 없다

11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고 배터리 분쟁을 끝내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판결 거부권 행사 최종 시한(12일 오후 1시)을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합의금은 현금 1조 원과 로열티 1조 원 등 총 2조 원 규모다. 향후 10년 동안 추가 쟁송을 하지 않는 것도 이번 합의에 포함됐다. 양사는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총액 2조 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합의는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당사의 의지가 반영됐으며,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이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했으며, SK이노베이션은 "급성장하는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간 이어진 소송과 맞소송도 전부 종결된다. 양사 갈등은 2019년 4월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이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하면서 시작됐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LG화학 직원들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하면서 2차전지 관련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고 판단한 탓이다.

이후 SK이노베이션은 그해 9월 LG화학을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10월에는 LG화학이 특허침해 맞소송을 제기하며 양사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미국 ITC는 지난해 2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고, 지난 2월에는 LG화학의 최종 승리 및 SK이노베이션 배터리의 미국 내 10년 수입금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호적인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호적인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 불확실성 사라진 'K-배터리', 중국에 빼앗긴 입지 되찾을까

양사가 분쟁하는 사이 중국 배터리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사 유치에 속도를 내며 영향력을 키워왔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CATL의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1~2월)은 지난해(24%)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31.7%로 1위를 기록했다. 또 다른 중국 업체인 BYD는 2.8% 수준의 점유율을 최근 7%까지 끌어올리며 시장 4위에 안착했다.

반면 시장 2위를 기록한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23.5%에서 19.2%로 줄어들며, 1위 CATL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의 점유율 역시 지난해 6% 수준에서 올해 5%로 낮아지며 중국 업체에 밀려났다.

아울러, 완성차 판매량 1위 업체인 폭스바겐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주력하는 '파우치형' 배터리 탑재 비중을 낮추고, 중국 국영기업이자 세계 최대 배터리 회사인 CATL의 '각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쓰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 역시 최근 CATL을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국내 배터리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불확실성이 사라지게 됐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과 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으며, SK이노베이션 역시 "포드 및 폭스바겐 등 고객사와 더 큰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사의 신규 투자 계획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을 선도하고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미국 배터리 사업에 5조 원을 투자, 2개 이상의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주력하고,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거래처를 쉽게 바꾸지 않는 게 업계 특성"이라며 "특히, 배터리는 전기차 생산비용의 4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에 속한다. 중국 기업과의 배터리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LG와 SK가 협력하기로 결정한 것은 이들 기업뿐 아니라 국내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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