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선영에서 열린 고(故) 조양호 회장 2주기 추모 행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뉴시스 |
조양호 회장 2주기 추모 행사 용인 선영서 간소하게 치러져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추모 행사가 8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참석 가능성이 거론됐던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끝내 추모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한진그룹은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신갈 선영에서 조양호 회장 2주기 추모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장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차녀 조현민 ㈜한진 부사장 등 가족들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등 한진그룹 주요 임원들도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
행사는 약 30분 동안 간소하게 치러졌다. 한진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등을 고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추모 행사를 준비하지 않았다. 가족들은 추모 행사에 앞서 이날 오전 강원도 평창 월정사를 찾아 추모제를 지냈다.
동생인 조원태 회장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며 3자 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부사장)을 형성,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결국 불참했다. 앞서 재계에서는 3자 연합과 사실상 결별한 상황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이 가족 행사에 참석하며 화해 무드가 조성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지난해 1주기 추모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현민 ㈜한진 부사장이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소재 선영에서 열린 고(故) 조양호 회장 2주기 추모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1949년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난 조양호 회장은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오른 뒤 1999년 대한항공 회장,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올라 그룹 경영을 주도하다, 지난 2019년 4월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폐섬유화증으로 별세했다.
특히 조양호 회장은 '수송 보국'의 일념으로 45년 동안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분야 등 항공운송 외길을 걸어온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항공업계의 UN'격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의장을 맡는 등 대한민국 항공산업의 위상을 높였다.
또한, 조양호 회장은 대한탁구협회 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등 스포츠 지원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 2년 동안 지구 16바퀴에 달하는 64만km를 이동하며 50여 차례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하는 등 대한민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양호 회장에 이어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는 조원태 회장을 놓고 순항 중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켜낸 데다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흑자 경영을 이어갔다. 향후 과제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일이 꼽히고 있다. 이날 조원태 회장은 별도 메시지를 남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