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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OUT!"…호텔가에 부는 '플라스틱 프리' 바람
입력: 2021.04.02 00:00 / 수정: 2021.04.02 00:00
호텔업계에 플라스틱 프리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호텔에 비치돼 있는 어매니티 모습. /한예주 기자
호텔업계에 '플라스틱 프리'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호텔에 비치돼 있는 어매니티 모습. /한예주 기자

2024년 모든 업소서 일회용품 무상 제공 금지…위생문제 우려 등 여전

[더팩트|한예주 기자]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의 심각성이 부각되면서 호텔업계도 일회용품 퇴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환경부의 일회용품 규제에 따라 내년부터 50실 이상 숙박업소에서 일회용 위생용품을 무상 제공할 수 없게 되자 이를 대비하는 호텔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중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호텔은 환경부 방침에 따라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과 L7호텔에서 사용할 300mℓ 용량의 샴푸 용기를 주문 제작했다. 다회용 대용량 용기에 담아 샴푸, 바디워시, 컨디셔너 등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역시 그 동안 소량의 일회용 용기에 선보인 샴푸와 바디워시 등을 대용량 용기에 넣어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호텔·리조트업계의 플라스틱 줄이기 추세는 꾸준히 진행돼왔다.

리조트 기업 아난티는 지난해 플라스틱 용기가 필요 없는 고체 어매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을 내놓은 바 있다. 3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고체로 된 샴푸와 컨디셔너, 바디워시와 종이 포장된 바디로션으로 어매니티를 구성했다.

메리어트와 인터컨티넨탈은 호텔 내 레스토랑 등에서 플라스틱 빨대 대신 종이 빨대나 씻어서 재사용이 가능한 티타늄 빨대를 제공하고 있으며, 전 세계 5300여개의 체인을 운영하는 힐튼도 지난해부터 플라스틱 빨대 퇴출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2016년 약 2억4200만t이었던 플라스틱 폐기물이 2050년에는 34억t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세계경제포럼(WEF)도 매년 최소 800만t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버려지고, 전 세계 플라스틱 포장재 중 14%만 재활용을 위해 수거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정부 역시 호텔의 어매니티가 환경파괴의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환경부는 '일회용품 줄이기 중장기 계획'을 통해 2022년에는 50실 이상 숙박업소, 2024년부터는 모든 숙박업소에서 일회용 위생용품을 무상 제공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일각에서는 공동 사용 가능한 대용량 용기로 제공될 경우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아난티가 자체 개발한 어매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 /아난티 제공
일각에서는 공동 사용 가능한 대용량 용기로 제공될 경우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아난티가 자체 개발한 어매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 /아난티 제공

소비자 10명 중 8명 이상도 어매니티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1년 이내 국내외 호텔 숙박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4.3%는 "어매니티 규제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어매니티를 모두 사용하는 비율은 10명 중 2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5성급 특급호텔은 대용량 용기를 고급화하거나, 고급 샴푸 브랜드와 협의해 대용량 제품을 공급받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욕실 내부에 '환경을 위해 일회용품 대신 대용량 제품을 비치했다'는 안내문을 두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호텔을 방문한 '기념품'으로 집에 일회용품을 가져가는 것이 불가능해진 만큼 고객의 양해를 구하는 차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규제 계획이 2019년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특급호텔에 어떻게 대용량 샴푸를 들여다 놓느냐'라는 반발이 나왔다"면서도 "지금은 때마침 경영계 전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일회용품 퇴출은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동 사용 가능한 대용량 용기로 제공될 경우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특급호텔까지 와서 다른 사람들이 썼던 치약이나 샴푸를 쓰고싶어 하는 고객은 없을 것"이라며 "대용량 용기를 어떻게 관리할 지도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대용량 어매니티를 배치할 경우 '되팔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금도 특급호텔의 유명 어매니티를 사용하지 않은 채 갖고 나와 중고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일이 허다하다. 호텔 입장에서는 로션 등을 가져가는 고객을 일일이 확인하고 제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일회용 어매니티를 선호하는 고객의 항의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또 다른 관계자도 "어매니티 때문에 특급호텔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어 고객의 항의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대용량 어매니티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용기 소재나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하고, 위생도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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