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 판매를 시작한 은행(IBK기업·산업·신한·하나·우리·농협)들은 배정물량(680억 원) 중 13%인 88억5000만 원어치를 판매했다. /더팩트 DB

금소법 시행에 영업점 판매 부담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가 지난 29일 출시된 가운데 완판 행진을 이어가는 증권사들과는 달리 은행권은 저조한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9일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 판매를 시작한 은행(IBK기업·산업·신한·하나·우리·농협)들은 배정물량(680억 원) 중 13%인 88억5000만 원어치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완판 행진을 이어간 증권가와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같은 날 140억 원 규모의 물량을 받은 한국투자증권과 90억 원 규모의 유안타증권, 한국포스증권 등은 할당 물량을 모두 판매했다. 신한금융투자도 판매 이틀날 남은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은행권과 증권가의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 판매 분위기가 대조되는 것에 대해 업계는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이 은행보다 먼저 사전 마케팅에 나선 영향도 있지만, 은행권이 강화된 광고규제 등에 대한 부담으로 홍보 유인물조차 만들지 못한 점도 이러한 현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문구 하나하나에도 조심스럽다는 게 은행권의 공통된 생각이다.

업계는 은행권과 증권가의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 판매 분위기가 대조되는 것과 관련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더팩트 DB

금소법 시행 직후 은행들은 영업점을 통한 금융투자상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까다로워진 판매 규제 탓에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지 않는 상품에 대해서는 권유나 설명을 할 수 없게 됐다.

특히, 금소법의 경우 여전히 법령해석을 두고 모호한 부분이 많아 은행권에서는 일부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상품 판매 등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국민참여 정책형 뉴딜펀드의 경우 투자위험도는 1등급으로 분류돼 은행 방문 고객의 투자성향과 맞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참여정책형 뉴딜펀드는 상장 주식과 함께 비상장 주식과 메자닌 등에도 투자한다. 메자닌은 채권과 주식의 성격이 혼합된 금융상품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펀드 상품이다보니 은행보다는 증권사를 고객들이 먼저 떠올렸을 수도 있다"면서도 "금소법 시행 이후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뉴딜펀드를 홍보하는 데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금소법 시행 이후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지 않는 상품에 대해서는 권유나 설명을 할 수 없게 됐다"며 "고객이 가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더라도 '공격투자형'이 나오지 않는 한 상품을 판매할 수 없는 것이다. 아무래도 '공격투자형' 고객은 은행보다는 증권사에 더 몰려있다 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js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