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라이더스 노동조합은 25일 라이더 보험 가입조건 완화를 철폐하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파=이민주 기자 |
내달 '2차 대규모 파업' 등 집단행동 예고
[더팩트|이민주 기자] 배민라이더스 배달원들이 회사 측의 라이더 보험 관련 가입조건을 완화한 것과 관련해 "라이더와 시민안전 모두를 위협할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
25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민라이더스 지회(배민 노조)는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의민족(배민)이 시장 확장에 혈안이 되어 라이더와 시민 안전을 내팽개치고 수익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새로 도입한 라이더 가입 보험기준 완화 정책을 즉각 철폐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현직 배민라이더스 배달원 등 배민라이더스 조합원 9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라이더 시민안전 위협하는 보험기준 완화 정책을 폐기하고, 정부가 배달라이더 보험료를 지원하라"고 주장했다.
배민이 배달앱 업계에서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라이더의 안전을 위협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들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23일 라이더 보험 관련 가입기준을 기존 유상종합책임보험(종합보험)에서 유상책임보험(책임보험)으로 완화했다.
책임보험은 대인 배상 한도가 무한인 종합보험과 달리 부상, 후유장해, 사망에 따라 보상 한도(금액)가 제한된 보험이다. 종합보험 가입 가격이 책임보험보다 두 배 비싸다.
단 책임보험 가입자의 경우 보험 기준을 초과하는 손해가 발생해 피해자가 충분한 치료 및 보상을 받지 못하면 벌금 등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배민 노조원들은 보험 기준을 초과하는 손해가 발생할 경우 무보험차상해 보험사 또는 피해자와 분쟁, 소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다며, 라이더에 종합보험을 가입하도록 하는 것이 사고 방지에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돌연 배민이 라이더 보험 관련 가입기준을 완화한 배경으로는 라이더를 무한정 모집해 경쟁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들에 따르면 기준 완화 이후 진행된 첫 라이더 모집에 300명이 등록을 했다. 전체 배민라이더스 배달원은 3000~4000명 수준이다.
김영수 지회장은 "배민은 경쟁사와 싸움을 벌이느라 친화적 기업 가면을 벗어던졌다. '경쟁사도 보험에 신경쓰지 않으니, 우리도 배달하려는 사람이면 누구나 받겠다'는 심산이 아니냐"며 "사측이 경쟁사와 싸움과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 책임을 회피하려는 지금 라이더스의 안전은 잊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민라이더스 노조는 배민이 라이더 대규모 모집을 위해 안전을 등한시하고 가입 기준을 완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파=이민주 기자 |
천승환 손해사정사 역시 "종합보험은 경제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해주는 제도다. 배민이 기존의 정책에서 후퇴한 정책을 고수하게 된다면 배달 노동을 하시는 라이더,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것"이라며 "이번 제도 개선은 배달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교통사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에 우리의 안전과 연결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보험기준 완화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파업 등으로 강력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 내달 2일 2차 대규모 집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홍창의 서비스일반노조 사무국장은 "사측에 보험 기준 완화 철폐를 요구하고 대화를 요청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시 지난 1차 집회에 이어 2차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2차 집회 목표는 300대 이상 집결이다. 우리의 투쟁의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6일까지는 현재 진행 중인 본사 앞 9인 집회를 이어가는 한편 매일 저녁 피크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하려 한다"며 "서울시장 후보에 관련 사항을 질의하고 면담도 요청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minju@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