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전환과 탄소 중립에서 성패 갈린다"[더팩트 | 서재근 기자] 전자정보통신 및 디스플레이 업계가 디지털 전환과 탄소 중립 가속화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기업의 자구 노력과 더불어 규제 개혁 등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25일 디스플레이와 전자정보통신 업종의 미래 대응력을 점검하는 '미래산업포럼'을 개최했다. 이는 지난 5일 열린 반도체 업종에 이어 두 번째 회의다.
이날 포럼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탄소 중립'에서 두 업종의 대응 수준이 공개됐다. 전자정보통신 업종은 '디지털 전환' 평가 대상 8개 업종 가운데 2위를 차지했고, 디스플레이 업종은 '탄소 중립'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에 참여한 박형곤 딜로이트 파트너는 "디스플레이와 전자정보통신 업종은 타 업종이 비해 디지털 전환에 앞서 추진했다"라면서 "그러나 반도체와 같이 신속한 생산시설 투자가 뒤따르지 못해 디지털 전환 순위가 각각 2위와 4위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자정보통신 업종의 경우 기존 공정을 그대로 둔 채 디지털 전환 작업이 진행되다 보니 생산과정에서 데이터 수집 및 활용에 한계가 있고, 공정 라인의 자동화도 다소 뒤쳐지는 상황"이라며 "디스플레이 업종 역시 자동화부문의 성과는 있지만 혁신적인 개선이 가능한 신규 제조설비 투자는 속도가 더디다"고 덧붙였다.
두 업종의 디지털 전환 전략과제로는 △산업 전반에 클라우드·IoT·AI 기술 도입, △신기술을 활용한 생산성 개선, △혁신 운영 모델 사례 확보, △생산 및 테스트 과정에서 확보된 데이터를 협력업체와 공유하는 Eco-System 구축 등이 꼽혔다.

탄소 중립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전자정보통신과 디스플레이 두 업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산업의 약 8%를 차지한다"라며 "부문별로 보면 직접배출은 국내 산업의 0.2%에 불과한 만큼 공정배출(전체산업의 32%)과 간접배출(전체산업의 8%)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공정배출은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가스로 인해 발생하는 배출을 말하며, 간접배출은 전력사용 등과 같은 활동으로 발생하는 간접적 온실가스 배출이다.
정 본부장은 "디스플레이와 전자정보통신 모두 코로나19로 전자기기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간접배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고효율・친환경 제품 생산을 통해 사회 전체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도를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장석인 산업기술대학교 석좌교수는 "OLED분야의 경쟁력뿐만 아니라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면 기업의 선제적 투자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업종 특성상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만큼 규제개선을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차세대 신산업분야 투자에 대해 세액공제가 적용되고 있지만 최소한의 세금은 납부하도록 하는 최저한세제도가 투자세액공제의 실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며 "신성장동력 원천기술 R&D에 대한 세액공제에 대해서는 최저한세제도의 적용 제외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디스플레이·전자정보통신 업종은 코로나19가 촉발한 비대면 트렌드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만큼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디지털 전환과 탄소 중립이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기업의 노력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조화롭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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