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마다 금융관료 출신 인사 영입을 확정짓고 있다. 지난 19일 삼성증권과 현대차증권은 주주총회를 열고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윤석남 전 금감원 회계서비스국장의 사외이사 선임 건을 각각 의결했다. /더팩트 DB |
"사내 감사·금융당국 대관업무 강화 목적"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증권업계가 이른바 '금피아'라고 불리는 금융관료 출신 인사 영입을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금융사를 향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등에 대비해 사내 감시 기능과 당국 대관업무 강화에 적극 나서고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삼성증권을 비롯한 증권사들이 주주총회를 열고 금융관료 출신 인사 영입을 확정지었다.
삼성증권은 지난 19일 진행한 주총에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건을 의결했다. 임 전 위원장은 지난 2010년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2011년 국무총리실장 등을 지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금융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같은날 현대차증권은 주총에서 윤석남 전 금감원 회계서비스국장을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하는 원안을 가결했다. 감사위원 사외이사 후보자로는 손인옥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재선임했다.
KB증권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민병현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신임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민 신임 상근감사위원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부문 부원장보 출신으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감독·검사 관련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민 신임 상근감사위원은 지난 2014년 금감원 금융투자감독국장과 2015년 금감원 기획조정국장을 역임했다. 지난 2016년 3월부터 2019년 3월까지는 금감원 부원장보 자리에서 금융투자 감독 업무를 수행했다. 또한 CFA(국제재무분석사), AICPA(미국공인회계사), FRM(국제재무위험관리사) 등 금융관련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증권업 전문가이기도 하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24일 주총을 통해 정용선 사외이사 재선임을 확정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사외이사는 금감원 증권시장담당 부원장보를 지낸 바 있다.
KB증권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민병현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신임 상근감사위원으로 선임했다. /뉴시스 |
업계의 이같은 금융관료 출신 인사 영입은 오는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이를 대비하기 위한 대응책인 것으로 보인다.
금소법은 금융상품 판매 시 판매원칙을 위반한 금융사를 대상으로 내리는 과징금 등이 강력해지는 법안이다. 또한 분쟁조정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금융사가 고객을 상대로 분쟁에 대해 법적 소송을 제기하는 것도 제한된다.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증권사가 금융 관련 전문가이거나 금융당국에 몸 담았던 인사들을 영입할 경우 사내 감사기능이 강화돼 리스크 관리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자 최근 금융사에 대한 감시가 강화되고 있어 당국을 상대로 하는 대관업무도 이전보다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금소법 시행 등 최근 금융사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지면서 향후 증권사가 금융당국 등과 마찰을 줄이거나 발빠른 대처가 필요해져 보다 전문성있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KB증권 관계자는 "감사위원회가 있음에도 상근감사위원을 선임한 것은 업무효율성 때문이다"며 "상근감사 형태는 감사총괄 집행임원처럼 정보접근성이 뛰어나 업무 파악에 유리하면서도 등기임원으로서 경영에 필요한 의사결정의 대부분을 동시에 참여할 수 있어 선제적인 관리와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같이 금융관료 출신과 금융전문가를 영입하는 활동이 앞으로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사내 감시 강화, 금융당국과의 마찰에 대응하는 일 등이 중요해지면서 업계에서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인사들을 선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소법 시행 이후에는 금융사 규제 강화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