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팅 시 기존 '모델명'이 아닌 '갤럭시'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으로 브랜드 전략에 변화를 준다. /더팩트 DB

부팅 로고, 모델명에서 브랜드 강조 방식으로 변경

[더팩트│최수진 기자] 삼성전자가 브랜드 전략에 변화를 준다.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부팅할 때 기존 모델명이 아닌 브랜드명 '갤럭시'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부팅 로고를 변경한다. 모바일 시장에서의 사업 위상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중저가 스마트폰의 이미지 간극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판단된다.

◆ 삼성전자, 부팅 로고 바꾼다…'갤럭시' 전면에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출시되는 제품의 부팅 로고를 변경한다.

기존에는 전원을 켜면 검은 배경화면에 흰색 글씨로 모델명이 나왔지만 올해 신제품에서는 모델명을 제외하고 'SAMSUNG(삼성)'과 'SAMSUNG GALAXY(삼성 갤럭시)' 등이 표기된다.

그간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부팅 시 모델명을 선보인 이후 사명을 알리는 방식을 유지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20 부팅 시 '삼성 갤럭시노트20'이라는 로고를 우선적으로 내세운 이후 '삼성'이 나왔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노트21(가칭)에서는 모델명 대신 '삼성', '삼성 갤럭시' 등이 나올 예정이다. 이미 지난 1월 출시한 갤럭시S21 시리즈에서는 변경된 방식으로 로고가 삽입됐다.

삼성전자는 부팅 로고를 변경해 중저가 제품과 프리미엄 제품의 이미지 간극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A31(왼쪽)과, 갤럭시A51 모습. /최수진 기자

◆ '브랜딩 잘하는' 애플 전략 유사…긍정적으로 작용할까

삼성전자의 변경된 전략은 애플의 아이폰 부팅 방식과 동일하다. 애플은 아이폰의 전원을 켜는 과정에서 사과 모양의 애플 로고만 보이게 한다. 별도의 모델명은 제공하지 않는다. 지난해 출시한 보급형 제품 '아이폰SE'와 프리미엄 제품인 '아이폰12' 시리즈 모두 같은 로고다.

이는 애플의 브랜드 전략이다. 애플에서 출시하는 모든 제품에 일관된 로고를 적용해 브랜드 자체의 충성도를 높여 특정 모델이나 라인업에 따라 고객의 교체 수요 비율이 낮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방식이다.

삼성전자 역시 특정 라인업에 한정되지 않고 갤럭시 제품군 전체의 브랜드 강화를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중저가 제품의 브랜딩 강화 차원이기도 하다. 현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대표 라인업은 △S △노트 △폴드 △A 등이 있다. S 시리즈와 노트 시리즈만 부각된 과거 대비 종류가 늘어났으며, 특히, 중저가 라인업인 A 시리즈도 인기가 높아졌다.

연간 선보이는 중저가 신제품도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갤럭시A32 △갤럭시A42 △갤럭시A52 △갤럭시A72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라인업에 따라 다른 이미지 간극을 줄이고 교체수요 격차도 줄이기 위해 전략 변화를 선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갤럭시A31'로 집계됐다. 같은 해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판매량을 뛰어넘은 결과다.

당시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소비자들의 보급형 스마트폰 선호가 두드러졌다"며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선호하지만 5G 요금제 전환에 부담을 느낀 고객의 교체 수요를 잘 이끌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jinny061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