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5년 설립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신뢰성·책임미비 지적도[더팩트|이재빈 기자]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서 ISS가 박찬구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특히 이들이 금호석유화학뿐만 아니라 주요 기업의 굵직한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며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이력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는 최근 오는 26일 개최될 예정인 제44기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 사측이 제안한 안건 전부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주주총회 안건으로 사측안과 박철완 상무가 제기한 주주제안을 모두 상정했다. 승부처는 5명을 새로 뽑는 이사 자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와 사측이 제안한 보통주 배당금 4200원과 박철완 상무가 제안한 보통주 배당금 1만1000원 중 어느 안을 선택하는지 등이다.
ISS는 1985년 미국에서 설립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다. 계열사를 통해 기업 대상 지배구조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세계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분석해 이를 보고서 형태로 배포한다.
개인투자자의 경우 언어와 시차 등의 장벽으로 인해 해외 사정에 어둡다 보니 ISS의 보고서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또 투자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도 투자한 기업의 주주총회 등에서 대체로 ISS의 의견을 수용한다. ISS와 함께 글로벌 의결권 자문 시장을 양분하는 GL(Glass Lewis)은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에 있어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제시하는 일종의 '지침'인 셈이다.
실제로 ISS가 주요 기업의 주주총회 안건에서 영향력을 발휘한 사례는 적지 않다. 당장 최근 연임에 성공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초 최정우 회장은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호출되는 등 연임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ISS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정우 회장의 연임에 찬성을 권고하며 백기사로 등장했다. 전체 주주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인 포스코 주주총회에 있어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ISS의 권고는 적잖은 효과를 발휘했고 최정우 회장은 지난 1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ISS의 찬성 권고가 최정우 회장의 연임에 적지않은 공헌을 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ISS가 박찬구 회장을 지지함에 따라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서 사측이 우위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석유화학의 외국인 지분율이 30% 내외로 적지않은데다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에게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ISS의 권고가 무조건적인 승리 보증수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ISS의 영향력이 강력한 반면 이들의 역량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까닭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총회 의결권 자문에 있어 안건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개별 안건에 대한 분석이 한 페이지 안쪽인 만큼 ISS의 권고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며 "ISS는 자신의 권고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손해 발생 시 법적 책임을 지는 주요 이해관계자나 주주와는 달리 의결권 자문회사인 ISS는 법적 책임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찬구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박철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등을 사로잡으려고 애쓰는 중이다. 최근에는 국민연금의 의결관 자문기관과 컨퍼런스콜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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