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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2라운드 돌입…2주간 '물밑 전쟁'
입력: 2021.03.15 00:00 / 수정: 2021.03.15 00:00
15일 업계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좌측)은 지난 12일부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시작했다. 박철완 상무도 13일부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나섰다. /더팩트DB
15일 업계에 따르면 박찬구 회장(좌측)은 지난 12일부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시작했다. 박철완 상무도 13일부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에 나섰다. /더팩트DB

26일 주주총회 '표대결'로 승부

[더팩트|이재빈 기자]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 2라운드의 막이 올랐다. 이사회와 법원의 판단 등을 거쳐 주주총회 안건이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표대결 양상으로 치닫으면서다. 양측은 주주총회까지 남은 2주 동안 위임장 확보에 전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박철완 상무의 모친에 이어 장인까지 지분 쟁탈전에 참전한 만큼 박찬구 회장이 주식 매수에 나설지도 이목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2일부터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시작했다. 사측은 방문은 물론 우편과 홈페이지, 전자우편 등을 통해 위임장을 교부하는 중이다.

13일부터는 박철완 상무도 의결권 위임 권유에 나섰다. 지난 10일 공시를 제출하면서 이날부터 의결권 위임 권유에 나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박철완 상무는 지난 3일 공개한 홈페이지를 통해 의결권 위임장 양식 등을 공개했다.

공시를 통한 여론전도 이어졌다. 금호석유화학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공시에서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이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과 이사회 구성의 방향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며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 및 의결권대리행사 권유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철완 상무가 요구하는 배당금 총액 약 3072억 원은 당사의 배당정책에 따라 지급된 3개 년도(2017~2019년) 배당총액의 약 3배에 달한다. 배당성향(별도기준) 71%, 시가배당률(보통주 기준) 8% 수준으로 업종 평균을 2~4배 상회하는 금액"이라며 "이는 시장의 예측가능성을 중대하게 위협하는 금액으로 전통적인 고배당주 금융(은행)업종의 배당 기준조차 크게 웃돈다. 도저히 합리적인 규모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철완 상무가 밝힌 수소·배터리 등 신사업에 투자하겠다는 입장과 배당 확대 정책이 모순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측은 "박철완 상무의 투자 계획에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지만 배당안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현금의 약 80%를 일시에 소진시키는 것"이라며 "막연한 전망을 제시하면서 재원은 모두 소진하는 모순된 제안을 하는 것은 회사의 중장기적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서 박철완 상무는 지난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배당액이 과다한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배당은 회사가 시장에 보내는 긍정적인 신호다. 장기적으로 안정성 있는 배당 정책은 주주나 이해관계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며 "이번에 제한한 배당액은 시설 투자와 설비 운영비용을 고려해도 충분히 배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는 공시 등을 통해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더팩트DB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는 공시 등을 통해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더팩트DB

박철완 상무도 같은날 공시를 십분 활용했다. 같은날 장인인 허경수코스모그룹 회장을 우군으로 등장시키면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허경수 회장은 지난 9일 금호석유화학 보통주 1만4373주를 주당 평균 20만8505원에 취득했다. 약 30억 원의 실탄을 박철완 상무를 위해 사용한 셈이다. 이로써 박철완 상무와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은 10.12%에서 10.16%로 확대됐다.

코스모그룹은 GS그룹의 방계다. 허경수 회장이 GS그룹 창업자의 손자인 까닭이다. 그는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의 4남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박철완 상무는 허경수 회장의 차녀 허지연 씨와 혼인 관계다.

박철완 상무 측 관계자는 "모친의 주식 매수 당시와 같은 사유로 주식을 매집했다"며 "회사의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제안을 결심한 것에 대한 책임을 행동으로 보여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박철완 상무와 그의 모친 김형일 씨도 주식을 매집했다. 박철완 상무는 지난 2일 금호석화 보통주 9550주를 장내 매수했다. 매입단가는 주당 20만8302.61원으로 총 20억 원가량이다. 김형일 씨는 같은날 보통주 2만5875주를 주당 약 21만2912.56원에 매수했다. 총 55억 원어치로 지분율은 0.08%다.

박철완 상무의 장인이 주식을 매수함에 따라 다른 가족들이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재벌가에 화려한 혼맥을 보유하고 있는 박철완 상무의 누나와 매형들이 지원에 나설 확률이 크다. 박철완 상무의 세 누나는 각각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 장세홍 한국철강 대표,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와 결혼했다.

박찬구 회장의 주식 추가 매수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철완 상무가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수하며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찬구 회장이 아무런 행동을 보이지 않는다면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이탈할 수 있어서다.

14일에는 박찬구 회장이 박철완 상무에게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국제 의결권 자문사가 박찬구 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이날 주주총회에 사측이 제안한 안건 전부에 대해 찬성 입장을 내놨다.

ISS는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투자자 의결권 행사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ISS가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에 회사 측 제안에 전부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박찬구 회장이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ISS는 박철완 상무가 주장한 주당 1만1000원(보통주 기준)의 이익 배당안과 박철완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 이병남 등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한 주주제안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ISS는 보고서에서 사측이 제안한 정관 변경 및 이사회 후보 안건이 향후 장기적으로도 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이사회 구성과 관련한 박철완 상무의 주장은 대체로 '너무 과격하고'(too aggressive) 충분한 설득력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먼저 배당 안건을 두고는 사측의 배당안이 총주주수익률(TSR·Total Shareholder Return)과 이익 창출 능력이 동종업계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박철완 상무가 제안한 배당안에 대해서는 시장 환경이 어려울 때 회사에 무리한 재무적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투명한 배당 정책과 높아진 배당 성향은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경영권 분쟁의 결과는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가려진다. 사측과 박철완 상무 모두 서로 5인의 이사 후보를 추천한 만큼 박철완 상무 측의 이사회 진입 여부가 승패와 직결될 예정이다.

fueg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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