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는 중국산 미역 혼입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문제가 된 '오뚜기 옛날미역'을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오뚜기 홈페이지 |
오뚜기 "우리도 피해자…선제적 회수 조치"
[더팩트|문수연 기자] '갓뚜기'라는 타이틀과 더불어 '착한 기업'의 대표로 꼽혔던 오뚜기가 때아닌 중국산 미역 혼입 의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회사 측은 '오뚜기 옛날미역'을 전량 회수하고 환불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소비자들의 실망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가 '100% 국내산'으로 표시해 10년간 판매했던 '오뚜기 옛날미역'에 중국산 미역이 섞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뚜기는 납품 업체 세 곳으로부터 미역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업체가 중국산 미역을 섞어 10년간 납품한 정황이 해경에 포착되면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뚜기도 최근 원산지표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납품업체는 가루형태의 염화칼슘을 물에 녹인 뒤 중국산 미역을 씻어 건조작업을 해 오뚜기에 납품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오뚜기는 전날(11일) 이강훈 오뚜기 대표이사는 사과문을 통해 "오뚜기에 미역을 공급하는 3개 업체 중 1개 업체가 원산지 표시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명확히 밝혀진 사실은 없으나 불안감과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제품을 자진 회수한다"며 '오뚜기 옛날미역'과 '오뚜기 옛날자른미역' 중 제조일자 표시에 'F2'가 표시된 제품을 환불 조치하겠다고 설명했다.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10년간 중국산 미역 혼입 사실을 몰랐다는 오뚜기의 해명을 두고 검수 과정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 뉴스 댓글 캡처 |
그러나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10년간 해당 사실을 몰랐다는 회사 측의 설명과 관련해 "검수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이 나온다.
누리꾼들은 "검수를 하고 팔았어야지. 소비자들만 안타깝네요"(wltn****), "몇 년 동안 몰랐다는 거 말이 되나"(teri****), "오뚜기는 납품업체 관리 부실 책임"(blue****), "10년 동안 모르고 팔았다면 오뚜기 다른 제품들도 이런 식으로 관리한다는 건데 믿고 사 먹을 수 있나? 대기업에서 몰랐다는 무책임한 변명이라니 경영 마인드가 빵점이네"(ange****)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뚜기가 그동안 쌓아온 '착한 기업' 이미지가 소비자들의 실망감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오뚜기는 십수년간 가격동결, 윤리경영으로 '갓뚜기'라 불려왔다.
하지만 오뚜기는 지난해 탈세 혐의로 국세청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지난 1월 추징금을 납부한 데 이어 최근에는 사업장 일부에서 불법으로 토지를 전용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품질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오뚜기가 기업 이미지 손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문제가 된 납품업체가 조사를 받으면서 많은 물량을 납품받던 오뚜기가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라며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단계로, 중국산 미역이 언제부터 섞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 조사, 자체 조사 등 품질 검사를 꾸준히 진행했지만 문제가 없었다. 단, 미역의 경우 유전자 조사를 해도 원산지를 찾아내기 어렵기 때문에 OEM사를 믿고 구매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저희도 피해자지만 선제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의혹 제품을 회수 처리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