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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표 '기본대출' 정책에…은행권 '난색'
입력: 2021.03.12 00:00 / 수정: 2021.03.12 00:00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신용보증재단은 지난달 22일 주요 시중은행에 경기도형 기본대출 시범 운용안 공문을 발송했다. 기본대출은 이재명 지사가 강조한 기본 시리즈 중 하나이다. /남윤호 기자(현장풀)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신용보증재단은 지난달 22일 주요 시중은행에 '경기도형 기본대출 시범 운용안' 공문을 발송했다. 기본대출은 이재명 지사가 강조한 기본 시리즈 중 하나이다. /남윤호 기자(현장풀)

은행권 "문의라지만 '부담'…리스크 등 꼼꼼히 살펴봐야"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추진하는 '기본대출' 정책을 두고 은행권이 난색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가능 여부를 문의한 것이라지만 은행권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기신용보증재단(경기신보)은 지난달 22일 주요 시중은행에 '경기도형 기본대출 시범 운용안' 공문을 발송했다.

기본대출은 이재명 지사가 강조한 기본 시리즈 중 하나로, 청년층이나 결혼적령기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신용도와 관계없이 1인당 500만~1000만 원을 10년간 연 3%의 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만기 일시 상환이나 마이너스 통장 방식으로 대출이 이뤄지고, 10년간 이자도 받지 않으며 만기가 되면 한차례 연장도 가능한 구조로 알려졌다.

경기신보는 대출을 전액 지급 보장하기 때문에 부실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해당 상품에 대한 운용 가능 여부를 묻는 공문을 은행에 제안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지사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은행에 보낸 공문은 은행에 가능여부를 문의한 것"이라며 "요구가 아닌 문의"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기본대출은) 경기도 등이 지급보증을 하니, 신용도에 따른 부실위험을 고려할 필요가 없어진다. 그럼에도 은행이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안 하면 그만"이라고 밝혔다.

은행권은 난처하다는 분위기다. 단순한 문의라지만 은행권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신보가 직접 공문을 보내온 것에 대해 은행으로서는 부담이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 대선주자 중 한 명인 이재명 지사 쪽에서 논의해보자고 공문을 보내온 사안으로 부담을 안 느낄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신용보증재단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대출 관련 단순한 문의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은행권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난처하다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경기신용보증재단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기본대출' 관련 단순한 문의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은행권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난처하다는 분위기다. /더팩트 DB

특히 은행권은 부실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경기신보의 주장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으로 바라봤다.

경기신보가 보증을 선다 해도 은행이 위험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기신보 측에서 전액을 보증하더라도 실제 집행 과정에서 100%로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앞선 관계자는 "신용도에 맞춰 한도와 이자를 산정하는 것이 기본 원리"이라며 "해당 상품이 시행될 경우 대규모 대출이 집행되는 만큼 리크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부실이 발생할 경우 은행 건전성에도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리스크가 없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상품이 출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문 내용으로만 놓고 본다면, 상품 자체가 은행 입장에서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차보전 대출도 하고 있기 때문에, 100% 전액 보증과 2차 보전 등 기본대출 역시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용도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인데 아무래도 신용도를 반영하지 않을 경우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에도 원금은 보장되기 때문에 건전성 측면에서도 우려할 부분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출연금 이슈는 해결되어야 은행 측에서 검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또한 해당 이슈가 다른 지방자치단체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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