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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면접 질문에 다른 해석…동아제약 성차별 논란 '새 국면'
입력: 2021.03.11 12:09 / 수정: 2021.03.11 14:22
동아제약의 채용 면접 과정에서 성차별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팩트 DB
동아제약의 채용 면접 과정에서 성차별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팩트 DB

성차별 주장 여성과 상반된 증언 나와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대중에게 실망을 안긴 동아제약 면접 성차별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모양새다. 동아제약 여성 지원자와 함께 면접에 응시했던 남성 지원자의 상반된 주장이 등장했고, 일부 댓글은 삭제됐다. 논란 초기 여성 지원자에 대한 응원 여론과 달리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초기 흐름과 다른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면접에서 성차별이 있었다고 주장한 여성 지원자 A 씨와 함께 면접을 봤다는 남성 지원자 B 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저랑 같이 면접을 보신 분이 맞다면, 실제로 (동아제약 면접관이) 저런 질문을 하신 것은 사실이 맞다"라고 운을 뗐다.

B 씨는 '아직도 우리나라의 많은 회사에서는 병역 이행을 기준으로 남성과 여성의 임금에 차이를 두는 것이 사실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원자의 답변 후) 병역 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면 군대에 가겠는가?' 등 군경력에 따른 임금 차별에 대한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지원자의 생각을 묻는 게 동아제약 면접관의 질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는 앞서 A 씨가 잡플래닛에 올린 '(여성인 나에게) 여자는 군대 안 갔으니까 남자보다 월급 덜 받는 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여성인 나에게)군대 갈 생각 있으세요?'라고 올린 것과는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면접에서 성차별이 있었다고 주장한 여성 지원자 A 씨와 함께 면접을 봤다는 남성 지원자 B 씨가 등장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왼쪽 게시물은 A 씨가 잡플래닛에 올린 글이며, 오른쪽은 A 씨와 함께 면접을 봤다고 주장한 B 씨가 블라인드에 올린 글이다. /잡플래닛, 블라인드 캡처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면접에서 성차별이 있었다고 주장한 여성 지원자 A 씨와 함께 면접을 봤다는 남성 지원자 B 씨가 등장해 당시 상황을 전했다. 왼쪽 게시물은 A 씨가 잡플래닛에 올린 글이며, 오른쪽은 A 씨와 함께 면접을 봤다고 주장한 B 씨가 블라인드에 올린 글이다. /잡플래닛, 블라인드 캡처

A 씨는 면접 답변란에 "여성은 절대 채용하지 않겠다는 인사팀의 굳은 의지를 보았다"며 "누가 봐도 제가 가장 스펙이 우수했음에도 인사팀은 여성인 저를 배척하기 위해 고의로 군 가산점과 군 복무 관련 질문을 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B 씨는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B 씨는 "(A 씨가) 어떤 이유로 본인이 가장 좋은 스펙을 보유하셨다고 생각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저와 또 다른 지원자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준비했을 터이고, 면접관들이 나머지 지원자들의 스펙을 노출하거나 유출할 수 있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누가 봐도 본인이 좋은 스펙을 가졌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같이 면접을 본 지원자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 같아서 속상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A 씨는 자신의 주장과 상반되는 댓글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진정성에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A 씨는 카카오 브런치에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피해자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동아제약 그룹사에 근무하는 여성 직원이라고 소개한 댓글이 올라왔다. 댓글을 작성한 C 씨는 "당사자분께서 마음이 많이 아프셨다고 하니 같은 여성으로서 그 상황에서 얼마나 당황하시고 마음이 불편하셨을지 충분히 공감한다"며 A 씨를 위로했다.

C 씨는 "운이 좋게 취업을 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입사 후 나이나 성별에 따른 차별 없이 제 능력을 펼칠 수 있게 도와주었던 조직이 성차별 조직으로 비치는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이번 일을 통해 당사자분께 다시 한번 더 위로와 공감을 보내며 성인지감수성과 그동안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던 사회적 통념들이 바뀔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길 바라며, 성별을 떠나 한국사회의 한 명의 '인간'으로서 발전적으로 타인을 더 이해할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후 C 씨는 본인의 댓글이 삭제된 것을 확인하고 "제가 댓글이 삭제됐고, 제 댓글을 지지하신다는 분의 댓글도 삭제됐다"고 댓글을 남겼다.

C 씨는 "저는 위로와 공감의 말씀을 드리며, 오해하시고 계신 점에 대해 사실을 말씀 드렸을 뿐인데 댓글을 삭제하시다니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동아제약 그룹사 소속 여성 직원이라고 밝힌 C 씨는 A 씨를 위로하는 댓글을 남겼지만 삭제됐다. /카카오 브런치 캡처
동아제약 그룹사 소속 여성 직원이라고 밝힌 C 씨는 A 씨를 위로하는 댓글을 남겼지만 삭제됐다. /카카오 브런치 캡처

◆ 여성차별 논란 면접 최종 합격자 4명 중 여성이 3명

동아제약 면접이 여성차별 논란을 일으켰지만 당시 최종 합격자 4명 중 3명이 여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제약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채용 당시 남성 지원자 수는 314명, 여성 지원자 수는 457명이다. 이 가운데 최종 합격자는 4명으로 여성 3명, 남성 1명이다.

동아제약의 최근 채용에서 여성 채용을 늘리는 추세다. 지난 2018년 전체 채용 인원 92명 중 여성은 20명이었지만 2019년에는 108명 중 39명, 지난해 100명 중 34명 등 여성 채용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한편 동아제약 성차별 논란은 유튜브 채널 '달라스튜디오'의 영상 '네고왕 5편' 동아제약 면접에서 성차별이 있었다는 댓글이 달리면서 시작됐다. 영상은 최호진 동아제약 대표와 방송인 장영란 씨가 생리대 가격을 두고 협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차별 논란이 퍼지자 동아제약은 최호진 사장 명의로 사과문을 올렸다. 동아제약은 "작년 11월16일 신입사원 채용 1차 실무면접 과정에서 면접관 1명이 지원자에게 면접 매뉴얼을 벗어나 지원자를 불쾌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원자에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이후 동아제약은 당사자인 인사책임자에게 직책 해임 및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해당 인사책임자는 면접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어의 사용으로 사규에 따라 해당 지위에서의 업무태만, 회사 질서 문란 초래 및 직원 품위 손상으로 직책 해임 및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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